이렇게 수줍은 배우들이 또 있을까? 하지만 이들의 연기 시너지 효과는 어벤져스 그 이상이다. ‘홈타운’이 압도적인 기대를 얻고 있는 이유다.
15일 오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tvN 새 수목 드라마 ‘홈타운’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박현석 감독과 유재명, 한예리, 엄태구, 이레가 참석해 온라인으로 취재진을 먼저 만났다.
22일 첫 방송되는 ‘홈타운’은 1999년 사주시, 연이은 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유재명 분)와 납치된 조카를 찾아 헤매는 여자(한예리 분)가 사상 최악의 테러범(엄태구 분)에 맞서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유재명은 참혹한 테러범죄로 아내를 잃은 강력반 형사 최형인으로 분한다. 박현석 감독의 전작인 ‘비밀의 숲’ 2편에 특별출연한 인연이 ‘홈타운’에까지 이어졌다. 유재명은 “저는 작품을 받는 것조차 감사하다. 이 작품을 안 잡으면 안 될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줄타기 같다. 과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은 상태에 머물러서 일상적인 연기를 해야 했다. 슬픔을 간직한 인물이 슬픔을 쉽게 표현하지 않고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도록 해야 했다. 극중의 상태에 머물러서 긴장을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 육체적인 힘듦보다는 재미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예리는 테러범의 가족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견디며 살아가는 조정현 캐릭터로 묵직한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 ‘미나리’의 전 세계적인 성공 이후 국내 복귀작으로 ‘홈타운’을 선택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부담감은 없다고.
한예리는 “대본을 보며 궁금해졌다. 내가 이 정도라면 다른 분들도 재밌게 보시겠다 싶어서 선뜻 선택하게 됐다. ‘미나리’에서 벌어진 일들은 꿈 같아서 현실감이 없다. 오히려 작품 선택에는 부담이 없다. 살인자의 동생이니까 모든 것들을 어떻게 감수하고 살아가는지를 고민했다. 상처를 갖고 있지만 상처를 가진 사람들을 대면해야 하니까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주로 고민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악의 무차별 테러사건을 벌인 미스터리 무기징역수 조경호 역은 믿고 보는 배우 엄태구가 맡았다. 9년 전 단막극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현석 감독을 어엿한 주연배우로 성장해 마주하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연기가 어렵다는 그다.
엄태구는 “조경호의 대사 안에 너무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그 점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대사가 포인트니까 주의깊게 봐주시면 미스터리 장르르를 더 재밌게 보실 듯하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조경호의 딸이자 조정현의 하나뿐인 조카인 조재영 캐릭터는 천재 아역 배우 이레가 연기한다. 박현석 감독은 “평범한 신이라고 생각한 한 신에서 이레가 보여준 연기가 많은 걸 납득시켰다. 어린 배우지만 계속 작업하며 농익은 배우로서 상의하게 되더라. 연기를 참 잘한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레는 “전작과 캐릭터를 비교했을 때 차이점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홈타운’을 선택했다. 주어진 캐릭터 자체가 확연히 달라서 최선을 다했지만 보는 분들이 만족스럽다면 연기 변신에 성공이지 않겠나. ‘훌륭한 배우들 사이에서 사랑스러운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해낸 사랑스러운 키’ 수식어를 얻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막내인 이레는 통통 튀는 매력을 뿜어냈지만 유재명, 한예리, 엄태구는 연예계 대표 낯가림 많은 배우들이다. 박현석 감독 역시 미스터리 장르물 연출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년미를 내비쳐 남다른 케미를 자랑했다. 이에 유재명은 “배우들이 참한 편이다. 이런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했을까 궁금하실 텐데 열심히 표현하고자 노력 많이 했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끝으로 그는 "우리 드라마가 특별하니까 많이 봐 달라는 건 예의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분명 낯섦이 있다. 충분한 재미가 될 것 같다"며 "잘 전달 돼서 좋은 작품으로 다가갔으면"이라고 기대했다.
연기의 신들이 모인 ‘홈타운’은 오는 22일(수) 오후 10시 30분 안방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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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