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데뷔 야생돌'이 전에 없던 오디션 예능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MBC 오디션 예능 수난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BC는 17일 오전 새 예능 프로그램 '극한 데뷔 야생돌(이하 야생돌)'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MC 김종국과 여운혁 PD, 최민근 PD, 한영롱 PD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 됐다.
'야생돌'은 철저한 관리와 판에 박힌 정형화된 시스템 속에서 만들어지는 아이돌을 벗어나 야생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아이돌 생존 오디션 예능이다. '진짜 사나이'를 연출했던 최민근 PD와 '라디오스타'를 만들었던 한영롱 PD가 MBC 출신의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사장 여운혁 PD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가수, 예능, 유튜브까지 섭렵한 김종국이 MC이자 관찰자 대표로 나섰고 배우 차태현, 이선빈을 비롯해 모델 이현이, 아이돌 인피니트 성규, 브레이브걸스 유정, 래퍼 타이거JK와 비지, 댄서 리아킴, 넬 김종완 등이 관찰자와 트레이너로 활약한다.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야생돌'이 후발주자로 뛰어든 상황. 여운혁 PD는 "가장 큰 차별점은 '날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처음에는 가능성 있는 친구들을 뽑지만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성장하는 과정이 재미있는 거다.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렇겠지만 저희 프로그램이 그 격차가 더 극적일 거라고 자신한다"라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한영롱 PD는 "저희는 정해진 연습실에서 무대를 올리는 게 아니라 야생에서 하는 오디션이다 보니 그림부터 다르기 때문에 기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색상이 '흙색’이라 '진짜 사나이'를 연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군대랑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 실력과 체력을 갖춘 아이돌을 뽑자는 게 모토라 체력적으로 검증을 하려고 하는 거다. 거기에 플러스로 아이돌로서 당연한 실력을 검증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 어디서도 볼 수 없던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조금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저희가 맨 처음 기획할 때 키워드가 '야생’이었는데 실제 야생까지 가려던 건 아니다. 원래는 저도 '라디오스타’를 하면서 아이돌 인터뷰를 많이 했다. 거의 연습생들이 연습실과 숙소만 오가느라 스토리가 없더라. 색다른 스토리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청량한 아이돌 말고 저희 만의 색다른 방식으로 뾰족한 아이돌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야생’을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진짜 사나이’를 연출했던 최민근 PD인 만큼 '야생돌’에 거는 기대도 큰 바. 최민근 PD는 "결이 다른 프로그램이다. '야생돌’은 '진짜 사나이’와 근본적으로 결이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저도 음악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유일하게 '아육대’를 두 번 연출했다. 그러면서 아이돌을 접하고 많은 느낌을 받았다. 연습생이 100만 명이 넘는데 한해 데뷔하는 팀은 60팀, 20~30명 정도라고 하더라. 그런데 1년 지나면 많은 팀이 또 사라진다. 데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K팝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게 아니다. K팝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가혹한 실력 평가 중심으로 간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실력 중심보다 성장, 이들에게 조금 느슨한 공간을 만들어주면 실력 이외에 스스로 채워나갈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오디션이라기 보다 '리얼 성장 드라마’다. 해답을 제시하는 오디션이 아니라 스스로 해답을 만들어나가는 오디션이길 생각한다. 오디션 후발주자이지만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 그리고 김종국이 메인 MC라는 점에서 후발 주자가 아니라 '개척자’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저희 프로그램을 보고 공감하고 응원하길 기대한다. 새로우실 거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능력자' 김종국은 강인한 이미지부터 '야생돌'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다. 이에 한영롱 PD는 ?종국은 '야생돌’을 사람으로 만들면 이런 느낌일 것 같았다. 너무 상징적이다. 실력과 체력이 완벽한 MC"라고 섭외 이유를 밝혔을 정도. 김종국 또한 "제목을 듣고 왜 섭외했는지 알겠더라"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였다.
특히 김종국은 "사실 처음에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식상해할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오디션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라 생각해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 아니냐. 차별화는 제작진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고 기회는 무조건 많은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이라 저도 도전하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원자들도 기존의 아이돌처럼 성장하는 시스템만 생각하다가 '야생돌'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본인들도 모르는 매력이 생겨날 거다. 그냥 종이에다 그림을 그리는 거랑 바닥에다 그림을 그리는 게 다르지 않나. 저희는 종이가 아니라 바닥을 드린다. 새로운 바탕에서 할 수 있는 상황을 즐기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표출할 때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시너지가 났으면 좋겠다"라고 헀다.
김종국은 "자유롭게 하라고 조언한다. 아이돌을 뽑긴 하지만 가수로서의 기량이나 기본적인 것은 갖추되,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본인의 매력을 먼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본적인 자질을 보여주면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대감을 가졌으면 한다"라고 했다.

또한 김종국은 함께 출연하는 관찰자들의 활약도 덧붙였다. 그는 "차태현은 엔터테이너로서 정말 많은 활약을 한다. 그런 프로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좋아한다. 연예인 치고는 시청자 모드가 활발하다. 아내와 함께. 제가 밥을 먹으러 가도 제가 모르는 프로그램 얘기도 많이 한다. 본인이 '1박 2일’을 할 때도 제가 나오는 '런닝맨' 모니터링도 하더라. 그런 시청자 모드를 보여줄 거다. 그리고 브레이브걸스 유정은 본인이 아이돌이기 때문에 아이돌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오셨던 관찰자 분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조언을 건네줬다"라고 했다.
다양한 관찰자 라인업에 대해 PD들도 섭외 타당성을 밝혔다. 한영롱 PD는 "이선빈 씨 같은 경우 배우이기도 하지만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굉장히 오래 했다. 그래서 '야생돌' 친구들에 대해 몰입도가 높았다. 본인의 연습생 생활에 감정 이입을 해서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시더라. 좋은 역할을 해주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인피니트 성규 씨는 현장 트레이너로도 했다. 아이돌이면서 인피니트 메인 보컬이라 현장 분위기를 스튜디오로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역할도 했다. 이현이 씨는 아이돌이 카메라를 잡아먹는 포인트를 같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 섭외를 부탁드렸다. 현장 트레이너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게, 한 분 한 분이 각자 파트 별로 점수를 주셔서 최종 점수 누적제로 진행을 하게 됐다. 보컬이면 보컬 분야, 각 분야의 점수 총계를 내서 하게 됐다. 체력도 합계를 내서 뒤에 탈락자가 결정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타이거JK 씨는 랩을 얼마나 잘하는지 알아도 노래와 댄스가 어떤지는 모른다. 각 트레이너가 얼굴을 못 보고 각자의 파트에만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야생돌' 데뷔조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여운혁 PD는 "모든 아이돌의 꿈 아니겠나. 음반을 내고 데뷔 무대를 하는 거다. 그 다음에는 본인들의 능력으로 사랑을 받는 거니까. 거기까지 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최민근 PD는 "야생에서 탄생한 아이돌인 만큼 성장하는 방식도 과정도 다르기 때문에 유일무이한 아이돌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연령층도 높여서 다양한 분들이 좋아할 수 있는 대상으로 감정이입할 수 있는 아이돌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한영롱 PD 또한 "친구들이 독기가 바짝 올라서 열심히 체력 단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기존에 볼 수 없던 특별한 아이돌이 나올 것 같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한영롱 PD는 과거 '위대한 탄생' 등 MBC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스타들이 유독 타 방송사 오디션 출신에 비해 활약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개인의 매력으로 살아 남아야 하겠지만 12월에 저희 프로그램이 끝난다. 그러면 연말 시상식과 '쇼! 음악 중심' 등 MBC 차원의 무대를 보장하려고 한다. 이번에는 저희 MBC도 발을 담그는 구조다. 소속사랑 계약을 시켜준 뒤 그 기간이 끝날 때까지 활동을 지원해줄 방식으로 끝까지 완벽하게 지원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MBC가 사활을 건 '야생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보적인 생존 매력이다. 이에 김종국은 눈여겨 보는 지원자와 자질을 묻는 질문에 "'야생돌’이 새로운 색을 가진 K팝 아이돌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가 있다. 어쩔 수 없이 '강인함’이 돋보여야 한다. 하지만 비주얼적으로 강해보인다고 절대 강한 게 아니다. 그런 반전이 분명히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강해보이지만, 마르고 시각적으로 그렇지 않은데도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보여주는 친구들이 많다. 내실이 강한 아이돌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돋보일 것 같고, 가수로서의 여러 가지 기량도 중요하지만 노래나 춤 외에 사람의 매력으로 사랑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런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매력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다. 콘셉트가 명확하기 때문에 강점도 있겠지만 여러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나친 생존이 강조될 경우 가학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는 바. 한영롱 PD는 "생각보다 가학적이지 않다. '못 하겠다’라는 친구들도 없었다. 저희가 '강철부대’도 아니고 '진짜 사나이’도 아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가학적인 것보다, 야외 짐(gym)에서 운동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다. 각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가학적인 것보다는 날 것의 그림이 많은데 무리 없이 촬영이 끝났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한영롱 PD는 "제작진의 간절함이 크게 보인 것 같은데 솔직히 도전하는 지원자들의 간절함이 제일 큰 포인트"라며 "어디서도 이 정도로 간절한 친구들이 있나 싶을 정도로 온 몸을 불태워서 열심히 하고 있다. 이 친구들 매력에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당부했다.
'야생돌'은 오늘(17일 ) 오후 8시 10분 첫 방송된다. 이후 23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방송을 이어간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