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석진이 과거 군 복무 시절 겪었던 가혹행위와 부조리를 폭로했다.
지난 17일 하석진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는 ‘전경 출신 하석진이 (D.P) 보다 킹 받는 순간들’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서 하석진은 자신이 ‘작전 전경 2544기’ 출신이라고 소개한 뒤 최근 군대 내 가혹행위를 생생하게 다뤄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보며 느낀 점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하석진은 “‘D.P.’가 대단히 현실적이다. 웬만하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입이 근질근질해서 ‘D.P.’를 살짝 곁들인 군대썰을 나직하게 풀어보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석진은 아버지의 제안으로 만 19세에 입대했다고 밝혔으며 전경으로 차출된 후 겪었던 부조리를 떠올렸다. 그는 “저보다 3개월 정도 일찍 들어온 강아지가 있었다. 깽수(강아지 이름)가 나보다 고참이라고 해서 내가 경례를 해야 했다. 깽수가 새끼를 낳아서 젖을 먹여야 했다”라며 이때부터 참을 수 없었던 사건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하석진은 “고참 중 한 명이 ‘D.P.’에서 키 큰 분(황장수 역)이랑 비슷한 캐릭터였다. 새벽에 집합시키고 무서운 악마 같은 캐릭터였는데 개를 정말 사랑했다. 강아지들에게 작은 젖병으로 먹이는데 한 강아지가 안 먹었다. 막내들을 부르더니 상의를 올리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가슴에 개 우유를 떨어뜨린 다음에 개에게 핥게 했다”라고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고 전했다.
강아지가 당연히 먹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하석진은 돌연 자신의 가슴에 떨어진 우유를 먹는 강아지의 모습에 당황했고, 그렇게 하석진은 막내 시절 경비실 안에서 강아지에게 수유하며 슬픈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하석진은 해당 이야기를 지난 2016년 출연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도 털어놓은 바 있으며, 당시에도 황당한 군대 내 부조리 폭로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과거 하석진에게 강아지 수유를 시킨 선임은 이후 하석진의 대학교 후배로 들어왔고 운명의 장난 같은 인연에 하석진은 속이 시원한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하석진은 군대 내 다양한 부조리를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참들이 새벽 근무를 잘 안 나왔다. 근무를 서기 며칠 전에 고참에게 맞아서 얼굴이 띵띵하게 부은 상태에서 새벽 근무를 서고 있었다. 당시 부사관이 와서 ‘적응 잘 하고 있냐’라고 묻더니 ‘살만한가보다. 얼굴에 왜 이렇게 살이 쪘어?’라고 하더라.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라며 끔찍한 기억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전경은 폭력에 대한 관용이, 관대함이 있었다. 아직도 그때 맞아서 생긴 흉터가 다리에 남아 있다. 군대라는 곳의 부조리가 좀 나아지길 바란다”라며 씁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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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채널 ‘하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