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재동 객원기자] 그래서 한승욱(이상윤 분)의 첫사랑은 조연주(이하늬 분)일까? 강미나(이하늬 분) 일까?
2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 6회에서 한승욱은 설탕을 ‘마법의 가루’라 말하고 “야간의 병원에서 가장 따뜻한 곳은 응급실”이라고 말하는 조연주에게서 자신의 첫사랑 강미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헷갈려한다. 시청자도 헷갈린다. 사람이 틀린데 같은 말을 한다고?
그래서 추측해 보았다. 강미나와 관련된 승욱의 어린시절 회고는 병원과 산책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병원에서 승욱은 강미나에게 위로를 받았고 산책을 함께 하며 승욱은 강미나로부터 팔의 흉터와 견과류 알러지 이야기를 들었다. 만약 병원의 이하늬 아역 김도연이 조연주였고 산책을 함께 한 김도연이 강미나라면?
병원에서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났다. 어린 승욱(영훈 분)은 처음으로 자신에게 괜찮냐고 물어주는 조연주에게 큰 위로를 받았고 그녀에게 호감을 갖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둘의 만남은 그렇게 끝났을 것이다. 조연주라면 기억을 잃지 않았어도 잊었을만한 어느 날 밤의 해프닝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승욱이라면? 그리고 일정시간 후 자신의 정략결혼 대상으로 조연주를 꼭 닮은 강미나를 만났다면? 충분히 그녀를 조연주와 동일시해 애정을 키웠을 수 있다. 더구나 그룹의 계승자인 아버지를 화재사고로 잃고 혈혈단신이 된 승욱과 사생아로 먼지같은 존재였던 강미나는 동병상련의 처지이기까지 하니 급속히 가까워졌을 것이다.
그동안 승욱 父를 회계부정 장본인으로 몰아간 승욱의 작은 아버지 한영식(전국환 분)은 그룹의 전권을 차지하고 강미나의 집안 유민그룹 측에선 시류에 따라 강미나를 끈 떨어진 승욱 대신 한성운(송원석 분)과 결혼시킨다. 승욱은 내몰리듯 미국으로 떠나고..
물론 이 경우 다시 만난 승욱이 그날 밤 병원 얘기를 꺼냈다면 강미나는 부정했을 테지만 똑같은 외모 똑같은 목소리의 김도연을 승욱이 조연주와 동일인으로 확증한다면 충분히 어찌어찌 넘어갈만 하다.

사실 환자복의 김도연은 강미나 쪽에 더 가깝다. 조폭 집안에서 자라 남자 서너명쯤 우습게 해치우는 조연주보다는 알러지도 있고 내성적인 강미나 쪽이 아플 확률이 더 높을 테니까.
하지만 또 병원 여기저기 쏘다니며 설탕을 챙기고 응급실을 탐방하고 하는 모습은 조연주 쪽에 어울리기도 하다.
한편 한주의 비리를 제보하려 찾아온 승욱을 만난 서평지청 검사 안유준(이원근 분)은 그를 보며 과거 조연주가 말했던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떠올린다.
당시 연주는 "할머니가 당했던 일을 누군가에게까지 하면서 출세를 해야하냐?"는 유준에게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상자 안에 고양이가 있는데 뚜껑을 열기 전까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거다. '난 슈뢰딩거의 인간'"이라면서 "결말이 나기 전까지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알 수 없다. 할머니 앞에서 내가 자책할 때 '이 세상에 100% 누구 때문에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하셨다. 내가 할머니 때문에 못 할 일은 없다"고 말했었다.
실제 출세지향형 비리검사 조연주는 자신이 공적으로 풀어준 나쁜 놈들을 조폭출신 삼촌들인 왕필규(이규복 분), 최대치(조달환 분)를 시켜 사적 응징에 나서기도 했다.
상자 속 승욱의 젓사랑, 정확히는 병원에서 승욱을 위로해준 김도연은 조연주일까? 강미나일까? 그 상자뚜껑 개봉에 대한 기대감이 재밌는 드라마 ‘원 더 우먼’을 한층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특히 이하늬의 능청스런 코믹연기는 과연 명불허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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