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음 알게돼"…박정민x최희서x손석구x이제훈, 첫 연출 도전작 '언프레임드'(종합)[26th BIFF]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10.08 14: 49

 박정민, 최희서, 손석구, 이제훈 등의 배우들이 첫 번째 연출작을 선보였다. 네 사람은 각자의 영화를 진두지휘하며, 감독의 입장에서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길렀다고 털어놨다.
네 명의 배우들은 8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관객과의 대화(GV)를 열고 영화를 기획한 시점부터 촬영, 연출 과정 등을 전하며 관객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언프레임드’는 박정민의 ‘반장선거’, 최희서의 ‘반디’, 손석구의 ‘재방송’, 이제훈의 ‘블루 해피니스’ 등 네 개의 작품이 담긴 숏필름 프로젝트다.

기획 의도를 묻는 질문에 박정민은 “제가 3~4학년 때 반장선거에 나온 친구들과 그 친구의 친구들이 너무 (당선에) 진심이라 제가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있다”며 “어느 날 TV를 보는데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만들게 됐다”고 선거를 주제로 영화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몇 년 전부터 취미삼아 시나리오를 쓰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어서 쉬고 있었다. 근데 어느 라디오인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가수 이영지의 ‘나는 이영지’라는 노래가 나오더라. 그 노래를 듣는데 ‘이 노래가 (제 영화 중) 투표하는 신(scene)에 나오면 어떨까 싶어서 작품이 나아갈 길을 잡았다. 비트감이 있는 힙합곡을 넣으면 재미있을 거 같더라. 마미손을 찾아가 (곡 작업) 부탁을 드렸고 그렇게 음악을 쓰게 됐다”고 만들어간 과정을 설명했다. 박정민이 쓰고 연출한 ‘반장선거’는 초등학교 5학년 2반 학생들이 반장을 선출하는 과정을 담았다. 
박정민과 마찬가지로 처음 연출 영역에 도전한 배우 손석구도 제작을 통해 감독의 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평소 배우로서 작품에 임할 때 감독님들은 모든 걸 다 아는 줄 알았다. 근데 제가 경험해 보니 '멘붕'이 올 때가 많더라. 그래서 배우로서 임하게 될 때, 감독님의 선택을 조금 기다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손석구의‘재방송’은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하루를 담았다. 그런가 하면 최희서의 ‘반디’는 싱글맘과 아홉 살 딸 반디의 이야기를 그렸다. 마지막으로 감독 이제훈의 ‘블루 해피니스’는 도시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각각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그럼에도 감독들의 배려가 컸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반장선거’에 나온 김담호는 “저희 감독님은 배우가 연기를 잘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웃음) 귀에 쏙쏙 잘 들어올 수 있게 디렉팅을 잘해주셨다. 제가 연기가 잘 안 풀릴 때는 감독님이 같이 연기를 하면서 도와주기도 하셨다”고 회상했다. ‘반디’에 나온 박소이도 “(최희서)감독님이 현장에서 정말 잘 챙겨주셨다”라고 칭찬해 미소를 안겼다. 최희서를 '엄마'라고 부르며 식지않은 애정을 꺼내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이제훈은 “양경모 감독, 김유경 제작사 대표와 하드컷을 설립했다. 여러 가지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배우들이 기획한 작품을 해보면 어떨까?' 싶던 차에 이렇게 좋은 배우들, 왓챠를 만나 이번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이어 “영화사 하드컷을 통해 도전적이고 새롭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자 싶었다”라며 “제가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까지 제대로 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블루 해피니스’에 대해서는“요즘 시대 젊은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나열을 해봤는데 작년에는 주식, 코인, 중고거래 등으로 정리되더라. 그래서 이것들을 놓고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점점 집중적으로 다듬어 가면서 지금의 이야기가 나왔다”며 "돈과 꿈 등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훈은“처음부터 정해인을 놓고 시나리오를 썼다. 시나리오를 주니 재밌다면서 하겠다고 하더라. 너무 기뻤다. 정해인 배우를 통해 감독의 입장에서 캐스팅의 기쁨을 누려보게 됐다”고 밝혔다.
최희서도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연기 호흡을 맞췄던 아역배우 박소이와 재회했다. “저는 촬영할 때 시간이 없을 거 같아서 시작 전에 콘티 회의만 3일을 했다. 그 시간엔 콘티만 계속 짰고,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 안에 촬영까지 마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자신만의 연출방식을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언프레임드'라는 큰 제목과 달리 저는 완전히 다 짜놓고 찍었다. 물론 각자의 성격과 방식이 있을 터다. 저는 감독 겸 배우를 하면서 굉장히 힘들었고, 시간도 배로 든다는 것을 이번에 하면서 느꼈다. 다시 본업으로 돌아간다면 감독님의 입장에서 조금 더 작품을 보게 될 수 있을 거 같다”고 털어놨다. 박소이는 이에 “저는 엄마와 너무 좋았다. 많이 친하니까, 같이 연기할 때 편했고 감독님이 호흡을 잘 맞춰줬다”고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끝으로 최희서는“저는 상대배우의 연기에 최대한 진실되게 리액션 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제 캐릭터에 대한 분석은, 보통 때의 작품보다 시간이 없어서, 덜 했다. 감독으로서 훌륭한 배우들을 더 담아내고 싶었다"며 "저의 목표는 제가 맡은 역할보다 극중 인물들을 더 잘 보이게 하는 것이었고 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만약에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연기는 안 하고 연출만 해보고 싶다. 한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한 ‘언프레임드’는 오는 12월 왓챠를 통해 단독 공개된다.
/ purplish@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