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조연을 시작으로 2020년 영화 ‘사라진 시간’의 연출까지, 17년간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해온 배우 조진웅.
그런 그가 올해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자신만의 방식과 경험으로 내공을 쌓아온 그가 어떠한 기준을 두고, 눈에 띄는 후배 배우들을 찾아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8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2년 만에 재개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애정과 함께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사실 개막식 레드카펫에 서며 눈물이 났다. 울컥했다”며 “다른 영화제는 비대면으로 해서 관객들이 없었는데 이번에 그렇게 거리두기를 하며 계시는 모습을 보니 내가 있어야 할 자리, 내가 살아갈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당초 조진웅은 취재진과 소규모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많은 기자들이 몰려 기자회견으로 대체해 진행했다.

이날 그는 “제가 1년 3개월여간 영화 작업을 쉬었지만 그 사이 더 바빴다. OTT 드라마를 촬영 중이고, 저도 OTT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국내는 물론 전세계 영화계가 변화를 겪는 중인데, 이미 많이 달라진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날 조진웅에게 ‘코로나가 종식되면 영화계가 어떻게 달라질 거 같냐’고 묻자,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더 이상 갈 순 없을 거 같다”면서 “OTT의 시대가 언젠가는 왔을 텐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앞당겨졌을 뿐이다. 당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질병이 종식되면 (일상을) 어떻게 정상적으로 되돌릴 것인지에만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영화 제작 및 관람의 형태가) 이전과 달라졌을 뿐이지 배우로서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본질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조진웅은 이어 “저는 배우로서, 창작자로서, 더 열심히 소통하면 될 거 같다. 해오던 대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현재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의 촬영에 임하고 있으며, 자신의 주도하에 OTT 드라마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어 조진웅은 “사실 OTT 시장의 성장을 모두 의식하고 있었다”라며 “그러나 관객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는 건 배우들의 몫이기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를 선보이는 배우 및 제작자가 갖는) 본질은 그대로다. 변화에 대한 위기감은 없다고 본다. 주어진 작업을 열심히 만들자는 생각뿐”이라는 생각을 재차 강조했다.
코로나 시대에 배우로서의 자세에 대해 그는 “작품을 만들어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감동과 위로를 주는 게 저의 몫인 거 같다. 그 과정에서 당황하지 말고 주어진 작업을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조진웅은 ‘올해의 배우상을 심사하는 기준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사실 별다른 기준은 없다. 선배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게 노력하겠다. 오늘 6시부터 극장에서 보게 되는데 관객의 심정으로, 객관적인 시선을 갖고 영화를 보겠다. 남의 영화를 평가할 때가 가장 재미있지 않나.(웃음) 관객으로서, 영화제 참여자로서 즐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에게 가장 중요한 게 진심인 거 같다. 그런 심정으로 배우들을 보게 될 거 같다”라며 “활자를 영상화 시키는 작업에 있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의 위치가 중요하다. 어떤 환경에서든 어찌됐든 진심을 전달해야 한다. 진심은 눈빛으로든, 대사로든, 가슴으로든 방출이 될 터다. 제가 그걸 잡아내겠다. 그분이 올해의 배우상을 받아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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