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37억 원의 '금손' 메이저리거도 요식업계에서는 '똥손'일 수 있다. '사장님은 당나귀 귀’에서 전 야구선수 김병현이 햄버거집 사장으로 각성하며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은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에서는 햄버거집 사장으로 변신한 김병현의 보스일기가 그려졌다.
앞서 김병현은 '당나귀 귀' 첫 출연 당시 고향 광주에서 수제 햄버거집을 운영하면서도 정작 버거에 대해서는 먹는 것밖에 모르는 점으로 우려를 샀다. 이에 같은 '당나귀 귀' 멤버인 정호영 셰프는 물론 주위에서 걱정의 목소리를 높인 바. 김병현은 이날 방송에서 새벽 같이 먼저 가게로 출근하며 직접 버거 조리부터 배우려는 의지를 보였다.
김병현의 가게에는 햄버거 빵을 만드는 막내 직원이 제일 먼저 출근했다. 그는 김병현의 등장에 놀라면서도 차분하게 빵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는 "사장님이 소질이 있는 것 같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하면서도 차분하게 빵 만드는 법을 전수했다.

뒤이어 등장한 측근 직원들도 김병현의 변화를 반겼다. 측근 직원들은 위험한 칼날을 직접 다루며 수제 패티용 고기까지 손질하고 있던 터. 위험한 상황에 "아니지"를 연발하며 반말이 튀어나오기도 했으나 김병현에게 정성껏 레시피를 가르쳤다. 사장이 직원에게 레시피를 배우는 모순적인 상황이 갑을 관계의 역전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빵 반죽부터 패티 손질까지 직접한 김병현은 우여곡절끝에 버거를 구워 포장까지 직접하며 드디어 버거 1개를 직접 만들어봤다. 가게를 연지 2년 만에 해낸 것이었다.
뒤이어 그는 직원들과 함께 식자재를 사는 도매시장으로 향했다. 평소 부친을 통해 식자재를 구매해오던 그가 직접 시장조사까지 하고자 한 것. "나만 믿고 따라와"라고 큰 소리치던 김병현은 정작 상호만 들고 30분 넘게 길을 헤매 빈축을 샀다. 간신히 부친이 찾던 단골 가게를 찾은 그는 시세와 상관 없이 무작정 재료 값을 깎으려다 간신히 1000원 흥정에 성공했다.

조리부터 시장조사까지 새벽부터 쉽지 않은 일정을 달려온 상황. 김병현은 고생한 직원들을 이끌고 광주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순대국밥 노포를 향했다. 이곳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서비스와 맛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주문과 동시에 본 메뉴인 국밥도 전에 서비스만으로도 배부를 법한 순대 양이 나오는 것을 보고 김병현은 "이렇게 해서 남는 게 있으시냐"라고 가게 사장에게 거듭 질문했다.
특히 그는 "이게 이 가게의 장점인 것 같다"라며 "우리 가게의 장점은 뭐인 것 같냐"라고 직원들에게 물었다. 그러나 직원들은 쉽게 답하지 못했다. 오히려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방해하는 김병현의 질문이 '당나귀 귀' 멤버들의 빈축을 샀다. 이 가운데 김병현은 "광주에서 햄버거집을 하니까 사장이 유명한 야구선수였다는 걸 빼면 장점이 없다는 걸 느꼈다"라며 "여기 와서 약간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버거집을 오픈했었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할 것 같다. 너무 충격이다"라고 좌절했다.
그날 저녁, 김병현은 홀로 가게에 남았다. 그는 혼자 남아 직원들과 만들었던 버거들을 복습했다. 또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도 부르튼 입술과 피곤한 얼굴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것보다 빵 굽는게 힘들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라며 "음식을 진지한 자세로 해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각성을 기대하게 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