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무관중 이유는 여자 때문?", 이란 언론도 '궁금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10.12 09: 29

이란 내부에서는 한국전이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것에 대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축구협회는 지난 1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2일 오후 10시 30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벌이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 조 조별리그 4차전은 관중 없이 치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는 희소식이다. 현지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통산 9승 9무 13패로 열세다. 더구나 대표팀은 이란 원정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3연패 포함 2무 5패를 기록하고 있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해발1273m 고지대에 있어 '원정팀의 무덤'이라 불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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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결정을 놓고 이란 내부에서도 말이 많다. 실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지 언론들은 이란 당국이 여성 약 3500명 포함 1만 명을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자 대상에 한해 입장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란 '라디오 파르다'는 한국전이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것과 관련해 이란 정부 관계자들의 모순된 진술이 계속 되고 있다고 의아해 했다. 일부에서는 "경기장에 여성 출입을 막기 위해 남자들도 들어가기 못하게 됐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산 캄라니 파 이란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란과 한국의 경기에 관중들이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는 다음 경기를 위한 인프라와 다른 문제들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미드 사자디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한국전 입장권 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이란 언론은 경기장 내 관중석 확보로 이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약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한국전 무관중 결과를 낳았다고 보도했다. FIFA는 코로나 시국에 경기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최소 14일 전에 필요한 서류와 충분한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 '에테마드 신문'은 이란 정부가 FIFA와 AFC에 관중과 관련한 대회 정보를 알리지 않은 이유가 여성 관중을 경기장에 들이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이끄는 FIFA가 아무런 제약 없이 여성들도 축구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란 축구경기장은 이슬람혁명(1979년) 이후 40년이 넘도록 금녀의 구역이었다. 그러다 한 이란 여성이 지난 2019년 3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축구경기를 보고 싶어 남장을 한 채 입장하려다 경찰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이 여성은 중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법원 앞에서 분신자살해 논란이 됐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이란 여성단체 및 국제인권단체들이 이란 여성들의 축구 관람 허용을 이란 정부에 촉구했다. 여기에 FIFA를 포함한 국제기구도 이란 정부에 변화를 요구했으며 인판티노 회장은 이란축구협회에 여성도 축구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꾸준히 요구한 바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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