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속된 말로 지리게 가고 싶어졌다. 김은희 작가의 최신 대작 드라마 ‘지리산’을 보면서다. 명불허전,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란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다. 시청률도 역대급이다. 그럼에도 ‘CG가 어색하다’ ‘몰입이 안된다’ 등 비난 리뷰들이 제법 눈에 띈다. 호불호는 개인 취향이니 어쩔수 없는 게 당연하다. 아래는 기자 개인의 솔직한 ‘지리산’ 감상이다.
소재부터 독특하고 신선하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과는 또다른 한국 특유의 맛과 색깔이다.일단 남도의 명산 지리산이 배경이니 누구나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설수 있다. 추억과 감성 자극? 당연히 달고나 뽑기, 그 이상이다.
드라마의 힘은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에서 나온다. 현재 이 나라에서 이 부문에 관한 한, 김은희 작가는 톱3에 확실히 한 자리 꿰차고 있다. 지정석이다. ‘시그널’에서 정상 가도에 올라섰고 ‘킹덤’으로 대기권 궤도에 안착했다. 이 또한 기자의 개인적 생각일뿐이니 양해바랍니다.
김은희 대본의 매력은 1회부터 점점 재미와 흥미를 고조시켜 피날레에 정점을 찍는다는 점이다. 초반 관심끌기에 집중하다가 중 후반들어 지지부진 고구마 먹이는 진부함이란 김 작가 사전에 게재불가다.
이번 드라마 ‘지리산’의 이야기는 다 빼는 게 좋겠다. 아직 안보신 분들에게 괜한 스포일러는 욕먹기 십상일테니. 단, 전지현과 주지훈을 비롯한 주조연의 연기와 제작진의 연출 및 촬영 , 그리고 편집 솜씨가 빼어나다는 사실만 강조하고 싶다. 한 마디로 이 드라마, 강추입니다. 미스테리보다 달달한 로코를 좋아하신다면 추천에서 ‘강’자는 빼겠습니다.
‘지리산’은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 분)과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 분)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라는 게 제작사의 한 줄 정리다. 말 그대로다.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건지, 2회가 끝나고서 벌써부터 떡밥을 확 물어버렸다.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에 매료되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을 쓰기전에는 한번도 지리산을 가보지 못했다”고 관련 행사에서 말한 바 있다. “지리산은 액티비티를 위해서 찾기 보다는 간절히 염원을 가지고 찾는 땅이다. 삼국시대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쌓여있는 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기하고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산에서 사고가 나면 레인저들이 수색을 한다고 들었다. 자연스럽게 직업군이 레인저가 됐다. 법의관, 형사, 사이버 수사대 등이 죽고 나면 진실을 파헤치는 직업이라면 레인저는 누군가 죽기전에 살리는 직업이었다”라고. 그 남녀 레인저가 주지훈과 전지현이다. 김은희가 쓰고 전지현 주지훈이 연기한다? 요즘 말로 ‘찐’ 드라마죠. 공짜일 때 놓칠 이유가 없습니다.
23일 방송된 tvN 15주년 특별기획 ‘지리산’(극본 김은희, 연출 이응복) 1회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9.7%, 최고 11.5%를 기록하며 전국 가구 기준은 평균 9.1%, 최고 10.7%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3위이자 tvN 토일드라마 첫 방송 기준 2위를 기록하는 순위다. 또 수도권, 전국 기준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까지 오르며 '지리산'의 파워를 제대로 입증했다./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