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무패 1위' 현대건설 반전, 괴물 외인 혼자 힘 아니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1.01 10: 17

지난 시즌 여자배구 꼴찌였던 현대건설이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무패 행진을 벌이며 단독 1위로 탈바꿈했다. 올 시즌 여자부 최고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괴물' 야스민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대건설 돌풍이 태풍으로 진화할 기세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11승19패 승점 34점에 그치며 여자부 6개팀 중 6위에 머물렀다. 지난 2006~2007시즌 5개팀 중 5위 이후 13년 만에 꼴찌로 추락했다. 시즌을 마친 뒤 강성형 신임 감독이 부임하고, 새 외국인으로 괴물 야스민이 합류했지만 기존 국내 선수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 부진했던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살아났다. 지난 여름 코보컵 우승을 시작으로 V-리그 개막 후에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 5연승을 질주하면서 벌써 승점 15점을 쌓았다. 개막 3연승을 달리던 KGC인삼공사도 31일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셧아웃으로 무너지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현대건설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사실 현대건설의 개막 4연승에는 외국인 선수 야스민의 지분이 컸다. 196cm 장신에 폭발적 파워를 자랑하는 야스민은 공격 성공률 1위, 득점과 서브 성공 2위에 오르며 차원이 다른 공격력을 뽐냈다. 그런데 이날 KGC인삼공사전에선 야스민이 허벅지 내측 근막을 다쳐 결장한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야스민 대신 라이트 자리에 들어온 황연주가 15득점으로 펄펄 날았고, 센터 양효진은 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최다 18득점을 올렸다. 주전 2년차 세터 김다인의 적절한 토스 배분 아래 레프트 황민경, 고예림, 센터 이다현이 고르게 활약했다. 
31일 KGC인삼공사전에서 부상으로 결장한 현대건설 야스민(왼쪽)이 코트 밖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KOVO 제공
특히 높이가 좋은 양효진과 이다현뿐만 아니라 황민경과 고예림의 리시브 라인까지 흔들림 없이 잘 버티면서 전체적인 수비력이 몰라보게 끈끈해졌다. 적장인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도 이날 경기 후 "현대건설이 굉장히 잘한다. 외국인이 빠져도 수비나 여러 면에서 잘한다"고 인정했다. 
강성형 감독은 "코트 안에서 선수들의 간절함이 크다. 하고자 하는 승부욕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에게 감동을 받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그 원동력으로 강성형 감독은 "양효진도 그런 말을 했지만 지난 시즌 많이 졌기 때문에 선수들의 간절함과 열정이 더 커졌다"며 "어느 순간 위기도 올 텐데 선수들이 잘 뭉치면 괜찮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오른쪽)과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KOVO 제공
현대건설에서 12시즌째 몸담고 있는 베테랑 황연주도 팀의 변화에 대해 "다른 것보다 끈기가 굉장히 좋아졌다. 중요한 순간과 어려운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며 "선수들끼리 작년에 너무 많이 져서 올해는 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계속 한다. 팀이 좋은 쪽으로 발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꼴찌 추락의 아픔을 잊지 않고 강팀의 자존심을 되찾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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