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쉼 없이 달린 젠지가 ‘2021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전을 끝으로 2021년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젠지는 쉽지 않은 일정을 보냈다. 경기력에 의문점이 제기됐으며,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4자 동률 재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그래도 모든 난관을 극복한 젠지는 8강전 ‘셧 아웃’ 승리와 함께 4년 만에 4강 진출을 만들어냈다.
중국 1시드 EDG를 맞아 젠지는 풀 세트까지 가는 등 분전했다. 그러나 그룹 스테이지부터 이어진 경직된 전략은 결국 젠지의 발목을 붙잡았다. 젠지의 코치진 또한 4강전의 아쉬운 점으로 ‘밴픽’을 꼽았다. 주영달 감독은 “가장 큰 패배 요인은 밴픽이다. 내 잘못이 크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젠지는 10월 3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 A홀에서 열린 2021 롤드컵 토너먼트 스테이지 4강 EDG와 경기서 2-3으로 패배했다. 4년 만에 결승 진출을 노렸던 젠지는 결국 중국의 EDG에 덜미를 잡히면서 2021 롤드컵을 4강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젠지는 고정 밴(트위스티드 페이트, 르블랑, 유미) 전략과 이에 이어지는 루시안-나미 대응(미스포춘-룰루 선택)으로 시리즈를 풀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 내에서 OP로 평가 받는 봇 조합을 상대 팀에 쥐어줄 수 밖에 없는 만큼 젠지는 시리즈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내 최고의 원거리 딜러인 ‘바이퍼’ 박도현과 베테랑 ‘메이코’ 텐예의 루시안-나미 숙련도는 젠지의 혼을 쏙 빼놓았다.
경기 후 기자단 인터뷰에서도 젠지의 밴픽과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먼저 젠지가 고정 밴 전략을 사용한 이유는 해당 3개 챔피언의 대처가 매우 힘들어서였다. ‘꿍’ 유병준 코치는 고정 밴 전략에 대해 “트위스티드 페이트, 르블랑, 유미는 오랫동안 대처가 힘들었던 픽이다. 롤드컵 일정 중 연습 과정에서도 계속 상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고정적으로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고정 밴 전략을 사용함에 따라 그룹 스테이지부터 게임을 뒤흔든 루시안-나미가 EDG 손에 쉽게 들어가게 됐다. 젠지도 루시안-나미의 강력함을 알고 있었고, 이를 대처하기 위해 스크림(연습 경기)에서 방안을 연구했다. 주영달 감독은 “두 챔피언의 티어가 높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연습 단계에서 대처가 돼 상대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젠지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 또한 “레드 팀 밴 자리에 루시안을 추가할 자리가 없었다. 연습 과정에서 여러 픽을 찾았다”며 의견을 더했다.
코치진은 의견이 분분한 1세트 세라핀 선택, 5세트 라칸 1픽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1, 5세트의 판단은 연습 경기 데이터, 흐름 예측에 근거를 뒀다. 주영달 감독은 “세라핀은 EDG전에서 교전이 많을 것 같아 뽑았다. 연습 단계에서 괜찮았다. 라칸은 아펠리오스-루시안이 없는 상황에서 티어가 높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4년 만의 결승전 진출에 세트 1승이 부족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주영달 감독은 “가장 큰 패배 요인은 밴픽이다. 내 잘못이 크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항상 중요한 순간에서 넘어졌다. 그간 선수들에게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며 마지막 격려의 말을 건넸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