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의 컴백작으로 주목받은 '구경이'가 첫 방송을 마쳤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이영애의 연기와 세련된 연출 등이 다음 회를 기다리게 했다.
지난 10월 30일 방송된 '구경이'(연출 이정흠, 극본 성초이, 제작 키이스트·그룹에이트·JTBC스튜디오) 1회에서는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이영애 분)가 방구석 은둔 생활을 끝내고 세상 밖으로 나와서 사고로 위장된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어 2회에서는 구경이 남편의 제자이자 살인마 케이(김혜준 분)의 정체가 드러났고, 해당 살인사건 목격자가 된 구경이의 모습이 공개됐다. 보험사기 의심사건을 조사하러 나왔다가 생각보다 판이 더욱 커지게 된 것. 살인마 케이는 구경이를 알지만, 구경이는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이때 구경이는 케이에게 "근데 왜 나 아는 척 안 하니?"라며 기습적으로 물었다. 대치하는 두 사람의 엔딩이 긴장감을 높였고, 3회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앞서 이정흠 감독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구경이'는 한 마디로 이상한 드라마"라며 "그냥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이상한 드라마다. 지금 4~5개월 째 촬영하면서 예측이 안 되는 지점이 너무 많다. 요즘은 시청자들도 드라마를 볼 때 너무 똑똑하다. 예상하는 순간 상상도 못한 방법으로 다른 쪽으로 간다. '도대체 이게 뭐지? 내가 제대로 보고 있나?'하게 된다. 그래도 보다 보면 작가님이 닦아 놓은 빅픽처로 간다. 나중에는 제 갈길을 가게 된다. 찍으면서 '정말 이상한 드라마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정말 재밌다고 생각한다. 이상한 데서 오는 재미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면서 "첫 방송 시작 후 초반 30분만 당황하지 말고 진득하게 봐주시면 얘네들이 뭘 하고 싶은지, 뭘 하려는지 알 수 있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 이후 4년 만에 복귀한 이영애는 산발머리에 게임 폐인의 얼굴로 등장해 '우리가 아는 이영애가 맞나?'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남편이 죽고 방구석 집순이가 된 구경이는 후배의 설득으로 보험사기 사건을 맡았다가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임을 알아챈다. '게임 폐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인사건에 점점 다가가는 장면이 시청자들도 빠져들게 했다.
대중적이고 쉬운 로맨틱 코미디나 가족 드라마가 아닌 장르적인 색깔이 있는만큼 어느 정도 진입장벽이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드라마는 절대 아니다.
우선 한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미스터리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토리, 산만하지 않은 깔끔한 연출, 적재적소 딱 들어맞는 OST 등이 몰입감을 높인다. 일부 장면의 연출은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신선한 느낌도 준다. 무엇보다 이 요소들을 빛나게 하는 배우들의 열연도 눈에 띈다. 이영애부터 김혜준, 김해숙, 곽선영, 조현철 등 연기 구멍없는 캐스팅이 신의 한 수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구경이'에 대해 "웰메이드"라는 평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넷플리스 플랫폼에서도 공개되면서 향후 시청자 유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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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구경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