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조현훈 감독이 한국영화감독조합(DGK) 회원 자격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조합 측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DGK 측은 향후 성폭력을 저지른 영화감독들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3년간의 조합원 자격 정지가 풀린 뒤 본명을 숨기고 복귀하는 선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2일 OSEN 취재 결과 현재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영화계 내 성폭력을 막기 위해 조합 내 성폭력방지위원회 차원에서 제재 조치를 강화, 재정비하고 있다. 의견을 모아 조항을 업데이트한 뒤 발표할 예정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이날 OSEN에 “조현훈 감독은 올 5월 3년간의 회원 자격 정지 조치가 풀렸다. 하지만 여전히 조합 측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성폭력)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을 받고 싶어도 여전히 무응답이다. 조 감독이 현재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현훈 감독은 2018년부터 3년간 DGK 회원 자격을 박탈당했지만, 올 5월 자격을 회복했다. 하지만 2개월 이상 월회비를 연체한 상황이어서 회원 자격이 정지된 상황.
DGK가 성폭력을 저지른 감독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기구는 아니다. 다만 정회원 자격이 주어진 감독들이 성폭력을 저질렀다면, 활동 중지가 아닌, 조합원 자격을 3년동안 정지할 수 있다. 이는 성폭력 가해자인 동료를 옹호하지 않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조현훈 감독은 이같은 정회원 자격을 잘못 해석한 듯 보인다. 2018년 당시 DGK에서 그에게 3년간의 조합원 자격 정지를 내렸는데, 그는 감독 활동을 중지하라는 징계로 해석하고 3년간 휴식한 뒤 필명으로 컴백했다.
‘주진’이라는 이름으로 tvN 드라마 ‘홈타운’의 작가로서 극본 작업에 참여했다. 본인의 해석대로 3년간의 ‘징계’를 거쳤다면 본명으로 나섰어도 될 일인데, 어떠한 이유로 필명을 쓰고 존재를 숨긴 것인지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28일 조현훈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주진이라는 필명의 작가는 제가 맞다. 2013년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영화계 동료에게 한 것 또한 제가 맞다”며 “저는 당시에도 지금도 그 일을 부정하거나 숨기려고 하는 의도는 없었으며 그 마음은 변치 않았다. 저는 그 일에 대해 여전히 끊임없이 되뇌이고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드라마 ‘홈타운’의 종영 이후에도 한국영화감독조합 측의 연락은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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