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살 영애씨의 변신은 무죄 ('구경이')[Oh!쎈 레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1.11.03 15: 23

이영애의 변신은 무죄다. 똑부러지는 장금이, 팜므파탈 금자씨, 단아한 신사임당, 막나가는 구경이. 모든 캐릭터를 씹어먹은 이영애의 변신은 단연코 무죄다. 
이영애는 현재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극본 성초이, 연출 이정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작품은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이다.
이름도 독특한 ‘구경이’다. 이영애가 맡은 구경이는 게임과 술이 세상의 전부인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이다. 방구석에서 은둔 생활하는 집순이인데 세상 밖으로 나왔다가 사고로 위장된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게 된 인물이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던 때엔 이영애가 ‘구경이’를 택했다는 소식만 듣고 사극인가 싶었던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뚜껑을 여니 이런 파격이 또 없다. 특히나 SBS '사임당 빛의 일기' 이후 4년 만의 안방 복귀라 그의 변신은 더욱 짜릿했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 이후 이영애는 단박에 안방에 신선함과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동안 그의 필모그래피에선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인물인데다 망가짐도 불사하는 연기 열정이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정흠 감독은 “기존 이미지를 비틀어 보고 싶었다. 우아, 단아함의 대명사 이영애 아닌가. 항상 '이 장면 써도 되냐'고 물어보는데 오히려 제가 말릴 정도로 더 하더라”며 이영애의 화끈한 변신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이영애 스스로도 “보통 배우들은 본인이 선택한 작품에서 새로운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내가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색깔을 보여주고 담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한마디로 나로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할 정도.
그런데 그의 연기 변신은 기대 이상이었다. 드라마 자체도 독특하고 이상한데 그걸 이끌어가는 이영애를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4년 만의 안방 복귀인데 이토록 온몸을 내던지다니. 우리가 몰랐던 이영애의 또 다른 얼굴이 이토록 다채롭다. 
1971년생인 이영애는 올해 52살이 됐다. 30살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도회적인 이미지를, 33살엔 드라마 ‘대장금’으로 사랑스러움을, 35살엔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팜므파탈 매력을, 47살엔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로 단아한 분위기를 넘나들었다. 
단 한번도 이영애는 자신의 한가지 얼굴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52살엔 ‘구경이’를 선택해 역대급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이영애의 변신은 무조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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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경이, 영화 방송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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