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첫 한드 'Dr.브레인', 이선균 연기 맛집 오픈 [Oh!쎈 리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11.04 07: 14

애플TV+의 첫 한국어 작품 'Dr.브레인', 뚜껑을 열어보니 배우 이선균이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4일 애플TV+ 한국 드라마 'Dr.브레인' 1화가 공개됐다. 'Dr.브레인'은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 기술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이선균 분)이 사고로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겪으며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에 1화에서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고세원의 특징과 그가 가족들을 잃은 뒤 뇌동기화를 시도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Dr.브레인'은 홍 작가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삼아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다. 특히 드라마는 애플TV+의 첫 한국 드라마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최근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등으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도 한국 작품의 흥행력이 입증되며 'K-콘텐츠'에 대한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 아이폰(iPhone)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이 애플TV+를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이며 선택한 한글 작품인 'Dr.브레인'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사진=애플TV+ 제공] 'Dr.브레인' 공식 포스터.

영화감독 김지운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드라마라는 점 또한 'Dr.브레인'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앞서 '장화, 홍련', '악마를 보았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으로 독보적인 필름메이커로 인정받은 김지운 감독이다. 그가 약 2시간 여의 영화에서 6부작으로 기획된 'Dr.브레인'을 통해 얼마나 세밀한 연출과 미장센을 보여줄지 영화팬부터 드라마팬들까지 호기심을 키운 터다. 
[사진=애플TV+ 제공] 영화감독 김지운이 'Dr.브레인'으로 드라마 연출에 도전했다.
이 가운데 베일을 벗은 'Dr.브레인'은 영화 같은 화면의 질감을 자랑했다. 1화에서는 고세원의 연구실과 집을 넘나드는 배경 속에 칠판에 붙은 메모지 소품 한 장까지 꼼꼼하게 배치한 디테일이 돋보였다. 고세원의 뇌동기화 실험 이후 펼쳐지는 환각 또한 실사 같은 CG로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한국 드라마들의 영상미와 기술이 이미 호평받고 있음에도 한 차원 더 영화에 가까운 필름의 질감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SF라는 장르적 어려움 때문일까. 소재의 어려움이 발목을 잡았다. 실현 가능성조차 불투명한 뇌동기화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고세원이 어떻게 뇌동기화에 성공했는지도 불분명했다. 얼마나 많은 기억이 정확하게 동기화되는지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들이 연거푸 등장하며 늘어졌다. 사실상 고세원이 아내와 뇌동기화를 시도한다는 설정이 내용의 전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긴장감과 갈등 조성을 위한 주인공의 위기가 반복돼 답답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애플TV+ 제공] 'Dr.브레인'에서 이선균이 열연을 펼쳤다.
다만 배우들은 존재 가치를 여실히 보여줬다. 누구보다 이선균은 타이틀 롤이자 주인공 고세원을 맡아 시작부터 끝까지 열연했다. 타인의 감정을 전혀 알지 못하던 고세원이 조금씩 감정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변화가 이선균의 눈빛과 표정으로 크게 부각됐다. 영화 '기생충'으로 많은 수상을 한 이력을 증명하는 캐릭터 소화력이었다. 고세원이 어떻게 'Dr.브레인'으로 불리는지를 증명하고 설명하는 데에 그친 1화였으나 이선균의 명연기를 뜯어보는 재미가 늘어진 작품의 공백을 꽉 채웠다.
여기에 이유영, 서지혜, 박희순, 이재원도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이유영은 감정을 모르는 남편 고세원의 곁을 지키는 아내 정재이 역으로 강렬한 절규와 표정 연기로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더불어 서지혜는 그 행방을 추적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조사관 최 수석으로, 박희순은 미스터리를 간직한 인물 이강무로, 이재원은 고세원의 절친한 후배 연구원 홍남일 역으로 또 다른 활약을 암시했다. 
결국 SF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김지운 감독의 연출과 이선균을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장르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내는지가 'Dr.브레인'의 숙제인 모양새다. 고세원과 정재이의 뇌동기화 이후 본격적인 진실 추적을 예감케 하는 전개개가 반등하는 박진감을 기대하게 한다. 남은 이야기로 애플TV+의 한반도 연착륙을 성공시킬지, 'Dr.브레인'의 결말과 성적표에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애플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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