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진서연 악행의 끝은 ‘트로이 목마’ 김창완이 매조지? [김재동의 나무와 숲]
OSEN 김재동 기자
발행 2021.11.06 09: 24

[OSEN=김재동 객원기자]  “선물을 가져오는 그리스인을 조심하라!(Beware of Greeks bearing gifts)”. 영화 ‘더 록’에서 알카트라즈를 탈출했던 유일한 생존자 숀 코넬리(메이슨 역)의 사법거래 씬에서 나오는 대사다.
이 속담의 배경이 되는 설화가 바로 트로이 전쟁 10년의 막을 내린 ‘트로이 목마’다.
종영을 앞둔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극본 김윤, 연출 최영훈)에서도 조연주(이하늬 분)와 한성혜(진서연 분)간 끈질기긴 전쟁의 대미를 ‘트로이 목마’ 노학태(김창완 분)가 매조지을 모양이다.

5일 방송된 15화에서 “네 아버지 한 칼 있어”란 서명원 (나영희 분)의 경고를 접수한 한성혜는 한영식(전국환 분) 면회자인 김이사(예수정 분)를 잡으려 하고 그 손을 벗어난 김이사는 한승욱(이성윤 분)에게 ‘한영식의 한 칼’ 녹음파일을 전달한다. 그 파일에는 14년 전 한주패션 방화현장과 조연주 할머니 교통사고 당시의 상황을 알려주는 한성혜의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한영식이 딸 한성혜를 믿지 못해 그녀 소지품에 위장해 넣어두었던 파일이었다.
조연주 한승욱 노학태 등은 극적 효과를 위해 한성혜의 한주그룹 회장 취임식장에서 노학태가 파일을 공개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하지만 디데이 녹음파일을 지닌 노학태는 엉뚱하게 한성혜와 함께 등장한다. 한성혜의 손엔 예의 녹음파일이 들려있었고..
김이사 확보에 실패한 한성혜는 한승욱의 측근인 노학태에게 접근했고 사고치는 친인척으로 인해 항상 금전 애로를 겪는 노학태의 처지와 한주패션 회계장부 조작 당시 묵인하고 넘어갔던 사실로 협박하며 노학태를 회유했던 것. 주도권은 다시 한성혜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그렇게 끝나면 해피엔딩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을 배반하는 꼴, 결국 노학태는 최후의 반전을 이끌 ‘트로이 목마’, 녹음 파일이란 선물을 들고 한성혜를 찾아 온 그리스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그에 관한 떡밥도 있다. 조연주는 노학태를 ‘이중 스파이 전문’이라고 놀리고 에필로그에선 조연주의 아버지 강명국(정인기 분)이 조연주에게 재벌 공략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재벌을 공격하는 법은 잘 되는 것 같을 때 더 폭주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 연합군의 승리를 위한 예언 중 트로이 성문의 천장이 무너져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오딧세우스는 성문보다 큰 목마를 만들었고 목마를 승리의 상징으로 남기고픈 트로이인들은 스스로 성문을 허물어 목마를 성안으로 들인다. 그로써 그리스의 승리, 트로이의 멸망이 확정됐다. 트로이인들은 강명국의 말 속 재벌처럼 승리에 취해 폭주하고 만 것이다.
문제는 당초 계획대로 취임식장에서의 녹음파일 공개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볼 수 있을 텐데 왜 추가로 이같은 시도를 한 것인가다.
여기엔 "아직 한성혜에 대해 모르는 게 있다. 그것까지 밝혀내야한다"는 강미나의 대사가 힌트를 제공한다. 강미나는 그 대사 직후 습격해온 삼거리파에 타격 당해 의식불명 상태다.
강미나가 언급한 한성혜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또 무엇일까. 조연주 할머니 뺑소니 살해, 큰아버지 한강식(박지일) 살해, 올케 강미나(이하늬) 살인 미수, 혜별 갤러리 관장 및 이봉식(김재영) 살해 등에 이어 아버지 한영식까지 감옥으로 보낸 한성혜에게 아직도 더 밝혀낼 여죄가 있다니. 프로 범죄자들도 고개를 내저을 악행에 더할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어쨌거나 최종회 반전의 키는 노학태의 손에 쥐어졌다. 이 투덜이 아저씨 변호사는 또 무엇을 밝혀낼까. 진서연의 악녀 연기와 김창완의 능글 연기는 부딪혀 어떤 시너지를 낼까. 최종회까지 시선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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