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 첫승 올린 제주에서 역전 우승…지독히도 안 풀린 ‘울지마 이소미’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1.11.07 16: 47

 지난 7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 1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하고도 홀인원 상품이 없어 “아무 것도 없어”를 외쳤던 박지영(25, 한국토지신탁)이 값진 우승을 챙겼다.
7일 제주도 엘리시안 컨트리클럽(파72/6,653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15회 S-OIL 챔피언십’(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2,600만 원)에서 개인 통산 3번째 우승을 했다. 막바지에 챙긴 시즌 첫 우승이다. 
박지영에게 S-OIL 챔피언십은 생애 첫 우승의 기운이 서린 대회다. 2016년 대회에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정규 투어 첫 우승을 일군 대회이자, 대회장이다.

박지영이 동료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1.07 /jpnews@osen.co.kr

그 기운을 받아서일까? 최종 3라운드의 모든 분위기는 박지영에게 쏠리고 있었다.
2라운드까지만 해도 선두와 3타차(-7), 공동 6위군에 속해 있던 박지영이었다. 인터뷰에서 말 했 듯 “선두와 3타차가 나 있었기 때문에 욕심없이 치자는 생각이었다”는 게 오히려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던 비결이 됐다.
2번홀 보기로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전반 9개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 착실히 타수를 줄여 나갔고, 후반 들어서는 보기 없이 13, 15번홀에서 버디 2개를 잡은 게 결국 우승까지 연결됐다. 특히 파4 15번홀에서는 그린 테두리에서 올린 칩샷이 그대로 홀컵을 찾아가며 버디가 됐다. 이 홀에서의 버디로 박지영은 단독 선두가 됐고, 이 스코어가 18번홀까지 그대로 이어지며 우승자가 됐다.
최종스코어 11언더파 205타(68-69-68)의 성적이었다.
1번홀 이소미가 버디를 기록하며 홀아웃하고 있다.  2021.11.07 /jpnews@osen.co.kr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박지영에게 우승을 빼앗긴 이소미(22, SBI저축은행)에게는 이날이 악몽 같은 하루였다.
2라운드까지 박지영보다 3타차 선두를 달린 주인공이 이소미였다. 전반 9개홀만 해도 썩 잘 풀리지는 않았지만 불안감까지는 없었다.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1개를 적어냈고, 파4 11번홀에서도 버디 하나를 잡았다. 리더보드에서도 선두 자리는 이소미의 차지였다. 다만, 도망가야 할 때 더 도망가지 못한 게 아쉬움이었다.
14번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좌측으로 휜 게 불안의 전조였다. 파5라 타수를 잃지 않고 이 홀은 막아냈는데, 문제는 그 다음홀부터였다 15번홀부터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충분히 들어갈 거리였지만 살짝살짝 컵을 비켜갔고, 급기야는 홀컵을 훑고 나오기도 했다. 15번홀 이후 3연속 보기를 적어낸 이소미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18번홀 페어웨이를 걸어가는 이소미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어려 있었다. 
먼저 경기를 마치고 연장전을 준비하던 박지영은 우승 사실을 중계를 통해 확인했다. 박지영은 “처음으로 (우승을) 기다려 본 거라, 떨리기도 하고, 이게 현실이 맞나 싶었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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