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만 로맨스' 오나라, 사랑도 연기도 거침없는 女배우…"배우할 운명"(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11.09 12: 54

 드라마 ‘SKY 캐슬’로 2018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배우 오나라(48)가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를 통해 스크린에 컴백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 이후 4년 만이다.
대세로 거듭난 그녀는 ‘장르만 로맨스’를 비롯해 ‘카운트’(감독 권혁재), ‘압구정 리포트’(감독 임진순) 등 세 편의 영화를 촬영했다. 그 중 ‘장르만 로맨스’를 가장 먼저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오나라는 9일 진행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세 편의 영화를 찍었다. 이게 처음인데 다음 영화도 탄력을 받고 쭉쭉 나갔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랫동안 기다렸던 시간이라 감격적이다. 저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졌을 정도”라며 “위드 코로나 시대에 개봉하게 됐지만, 코로나 이전에 촬영을 마쳤다. 저희가 포문을 열기 때문에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요즘 언론시사회를 열고 인터뷰를 하면서 못 만났던 선배님들과 대화를 하다보니 당시 촬영장에서 열정적이었던 감정이 다시 올라왔다. 즐거웠던 현장의 기억이 80% 정도 돌아왔다.(웃음) 제가 따랐던 선배님들을 보니, 마치 친한 오빠들을 만난 듯하다. 요즘 영화 때문에 행사를 하는 게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나라의 밝은 에너지와 기운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50분 내내 이어져 함께 하는 이들에게도 ‘긍정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오나라가 출연한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제공배급 NEW Library Pictures International, 제작 비리프)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 분)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다. 그녀는 현의 전처 미애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는 에너지를 보탰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받자마자 하고 싶었다”는 오나라는 “감독님에 대한 우려보다 ‘내가 잘해야지’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촬영 전 감독님과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감독님이 이 작품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는 게 느껴졌다. 제가 몰랐던 미애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셔서 저는 감독님을 의지하며 시작했다. 감독 조은지로서의 불안함은 없었다.” 
다만 오나라는 “개인적으로는 감독님과 같은 여성 배우이다 보니 부끄럽고 창피했던 것은 있었다. ‘내가 연기를 잘하고 있나?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웃음) 근데 회차가 진행되면서 그런 감정이 없어졌다. 모르는 건 감독님에게 물어봤고, 또 감독님이 저희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디렉팅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현의 전 아내 미애 역을 맡은 오나라는 “전 남편과 계속 연락을 한다는 관계 설정이 재미있었다"며 “이혼한 남편과 (자식 때문에) 연락을 이어가고 남편 몰래 그 친구와 연애를 하고, 그리고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온 고3 아들이 있다는 설정에 끌려서 하게 됐다”고 했다. “조은지 감독에, 천만배우 류승룡이 있었기에 이건 일석이조, 안 하면 이건 바보라고 생각해서 했다”고 출연이 성사된 과정을 떠올렸다. 
‘스카이캐슬’에서 헬리콥터맘을 제대로 소화했던 오나라는 ‘장르만 로맨스’에서는 자식보다 자신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자로 오롯이 섰다. “맞다. 저는 아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들보다 이혼한 전 남편, 비밀 연애를 하는 현 남자친구 순모와의 관계에 집중했다”며 “이 아들은 엄마와 안 친하고 관심이 없다. 이혼한 배경에 불만이 많아서인지 아빠, 엄마와 사이가 안 좋다. 화목한 가정이 아니라서 미애도 아들의 눈치를 많이 본다. 그래서 순모에게 답답함을 위로받고 아들에 대한 교육을 아빠에게 미루는 거 같다.(웃음)”고 캐릭터의 특성을 전했다.
김희원과 로맨스 호흡이 어땠느냐고 묻자, “김희원 선배와 첫 대면부터 대화가 잘 통했다. 친남매처럼 허심탄회하게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고, 호흡이 착착 맞아 떨어졌던 게 인상적이었다. 눈빛만 봐도 잘 통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희원 선배와 그렇게 연기해서 케미가 잘 터졌다. 불편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장르만 로맨스’는 작가 현을 중심으로, 그와 관계된 다섯 명의 인물이 상처를 주고 치유받는 일상을 담았다.
이에 오나라는 “관계에는 사랑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관계를 맺는 게 아닌가 싶다”며 “저는 사랑받고 사랑을 드리고 싶어서 여러 가지의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관계는 숨을 쉬는 것처럼 일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부러 맺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는 생각도 전했다.
이어 “오나라로서 일을 즐기고 보람을 느낀다. 저는 그것에서 에너지를 느끼고 힘을 얻는데 미애도 그렇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비밀연애를 못 한다. 불편한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남자친구나 회사 직원들과 비밀 없이 모든 것을 공유한다. 클리어하게 인생을 사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비밀연애는 미애와 다른 점”이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이날 오나라는 ‘미애가 전 남편의 친구와 교제하는 걸 이해할 수 있었느냐’는 뉘앙스의 질문에 “미애가 이혼한 지 10년이 됐기 때문에 전 남편의 친구와 만날 수도 있을 거 같다. 순모가 ‘너보다 먼저 사랑했다’는 대사가 있다. 이혼 후 예전에 나를 좋아했던 순모를 잊지 않았던 미애가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을 거 같다. 그런 과정은 죄가 아니고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희원 선배가 제게 ‘밝은 에너지가 끝까지 간다는 게 반전’이라고 하더라. 헤어지기 직전까지 이렇게 밝은 모습이라 놀랐다고.(웃음) 보통 헤어질 때는 에너지가 빠지는데 저는 끝까지 밝아서 반전이라고 표현하셨다.(웃음) 제가 워낙 밝게 태어났다. 우울하고 슬픈 날도 있지만, 그게 길지 않다. 제가 우울할 때 사람들이 건드리지 않는데, 제가 또 금방 이겨낸다(웃음).”
오나라는 자기반성을 통해 슬럼프 시기를 극복한다고 했다. “물론 저도 슬럼프가 있다. 저는 그 시간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자기반성을 한다. 사람들이 저를 놓고 굉장히 낙천적이고 금방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되레 주변을 많이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를 안 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배우를 할 운명이었던 거 같다. 엄마가 그러시길 저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발랄했다고 한다.(웃음) 어릴 때부터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고 뛰어다녔다. 유치원에서 공연을 하면 꼭 센터에서 자신만만하게 춤추고 노래했다. 초중고 학창시절에는 무용을 전공해서 몸으로 움직이는 게 익숙하다. 이런 과정을 보면 제가 배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운명 같다”고 자평했다.
그녀는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저는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웃음) 근데 주변에서 가만히 두지 않는다”고 웃으며 “저를 장르로 표현하자면 휴먼드라마다. 잔잔하고 따뜻하게 흘러가고 싶다. 즐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여섯 명의 인물들이 알쏭달쏭한 관계를 맺으며, 귀여움의 끝을 보여준 ‘장르만 로맨스’는 11월 17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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