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탄생시킨 황동혁 감독이 수익구조부터 시즌2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최근 영국 가디언지는 ‘오징어 게임’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 넷플릭스를 언급하며 황동혁 감독에게 ‘오징어 게임’ 1등 참가자처럼 부자가 됐는지 물었다. 이에 황동혁 감독은 “나는 그렇게 부자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나도 식탁에 먹고 싶은 음식을 올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갖고 있다”며 “넷플릭스는 흥행에 따른 보너스를 주는 구조가 아니다. 그저 계약서대로 내게 돈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16일 블룸버그 통신이 넷플릭스의 내부 문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제작비 2140만 달러(약 253억 원)를 투자해 총 8억 9110만 달러(1조 546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다.
그런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흥행 정도와 관계 없이 사전에 계약한 일정 제작비용을 주고 지식재산권(IP)를 모두 가져간다. 황동혁 감독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넷플릭스의 투자와 플랫폼 덕에 실현됐지만 그에게 주어진 보너스는 거의 없다.
이를 두고 가디언지 측은 “불공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이 돈만 좇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고 있는 까닭에 “넷플릭스의 돈이 없었다면 세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물을 볼 수 없었다는 게 모순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은 “넷플릭스는 세계적인 기업이지만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징어 게임’을 만들 때 목표는 넷플릭스 미국 차트에서 적어도 하루동안 1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 않았나. 제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에 전 세계 관객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오징어 게임’은 456명의 참가자들이 456억 원의 상금을 걸고 어린 시절 즐겼던 게임에 목숨을 건다는 서바이벌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조폭 덕수(허성태 분)와 사기꾼 미녀(김주령 분)는 야합과 배신을 반복하며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격정적인 화장실 베드신이 포인트.
이를 두고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에도 사랑은 있다. 다만 이상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생긴 다른 종류의 사랑이다. 여자는 집단에서 가장 힘 센 남자에게 의지하려 하는데 그걸 사랑이라 믿는다. 미녀는 그 감정을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로맨틱한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시즌2에 대해 “물론 이야기는 있고 생각 중이다. 하지만 당장 작업하긴 힘들다. 꼭 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어떤 걸 먼저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넷플릭스와 이야기 해 봐야겠다”면서도 “’오징어 게임’의 우승자 만큼 부자가 되기 위해 시즌2를 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넷플릭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