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해외 팬들을 놀라게 할 준비를 마쳤다. 영화 '기생충'에 이어 애플TV+ 첫 한국어 작품 'Dr.브레인'으로 열연한 배우 이선균의 이야기다.
애플TV+ 첫 한국어 작품 'Dr.브레인'이 지난 3일 공개됐다. 'Dr.브레인'은 뇌에 접속해 기억을 읽는 뇌동기화 기술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이선균 분)이 사고로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겪으며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 가운데 이선균은 주인공 고세원 역을 맡아 타이틀 롤로 열연했다.
첫 화 공개 이후 반응에 대해 이선균은 "한꺼번에 오픈하는 게 아니라 주위 분들도 애플TV+를 보는 방법도 궁금해 하셨다. 다른 OTT나 넷플릭스는 한꺼번에 공개돼서 거기에 길들여진 게 있더라. 그래서 맛만 보고 끝나다 보니 다들 답답해 했다. 첫 화 이후 반응은 몰입감 있게 잘 봤다는 게 대부분이더라. 2화부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니까 너무 재미있다. 엔딩마다 너무 궁금해지니까 앞으로 이후 회자가 공개되면 조금 더 많은 분들의 반응이 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애플TV+라고 해서 연기하는 입장에서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그렇지만 기존 공중파 찍을 때보다 환경이나 여건은 좋아졌다. 옛날처럼 대본이 급하게 나와서 찍는 게 아니라 현장의 환경은 개선되고 좋아진 것 같더라. 완성을 다 하고 난 후에 오픈한다는 점도 퀄리티 있게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것 같다. 애플TV+를 처음 한국에 오픈하는 건데 애플이 만들어온 문화가 있고 한국에서 드라마를 만들어온 문화가 있기 때문에 이제 서로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넷플릭스는 융화가 된 것 같고 애플TV+는 이제 서로 알아가는 것 같다"라고 했다.

앞서 이선균은 김지운 감독이 곧 출연의 이유라고 밝혔을 정도로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라는 점에 큰 기대를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너무 좋았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분이고 감독님 작품을 보고 자랐다. 친해지고 싶었다. 술을 안 하시니까 어려웠는데 예상한 만큼 디테일도 뛰어나시고 심플하면서도 명확한 포인트를 잘 짚어주셔서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세원을 연기하며 김지운 감독을 롤모델로 삼았다. 그는 "일단은 고세원이라는 인물이 감정을 못 느끼는 기질을 타고났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드라이해질 것 같아서 감정이 100% 없다기 보다 톤을 우울하게 잡았다. 톤이 그렇다 보니 현장이 조용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장에서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 감독님이 고세원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저랑 스태프끼리 서로 감독님처럼 하면 되겠다고 농담을 주고받았다"라고 했다.
홍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 데다가, 뇌과학을 다룬다는 점에서 내용의 진입장벽도 있었다. 다만 이선균은 "일단 저는 기계를 잘 못다룬다"라고 웃었고 "원작을 끝까지는 보지 않았다. 중간 정도 보다가 원작과 이야기가 많이 달라져서 톤과 매너만 참고하려고 봤다. 차가운 느낌이 너무 좋았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기생충' 이후 드라마로 대중을 만나는 것에 대해 이선균은 "큰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 너무 감사했다. '기생충’이 너무 좋은, 생각하지 못한 결과를 누릴 수 있게 해주셔서 영광이었다. '기생충' 이후 다른 작품을 했는데 아직 공개 전인데 우연찮게 전 세계적으로 공개되는 애플TV+에 참여하게 돼서 일단은 부담보다 기대감이 더 큰 것 같다"라고 했다.
더불어 이선균은 다시 한번 해외 시청자를 만나게 된 것과 관련해 "영어는 영원한 숙제 같다. 해외 프로모션 다녀올 떄마다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낀다. 평생 반복인 것 같다. 다시 해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SNS 계정도 몇 년 전부터 돼있는데 사생활을 대중에게 노출하는 게 부끄럽기도 해서 틈틈이 해시태그도 검색하고 제 이름도 검색하고 여러 가지로 게시물 만들어두신 걸 잘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SNS를 해야겠다는 용기는 안 나고 있다"라고 소통 의지를 보였다.
나아가 한국 콘텐츠를 향한 호평에 대해 "너무 기쁘게 보고 있다. '기생충’으로 상을 받았을 때도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한국 콘텐츠가 이렇게 각광받을 줄 몰랐다. 너무 기쁘다. 적절히 쌓인 것 같다. 한류부터 BTS 음악, '기생충’에 OTT 플랫폼이 더해져 많은 관심을 갖게 가져주시고 거기에 새로운 문화를 즐겁게 봐주시는 것 같고 더불어 영화를 만드는 분들의 책임감이 어우러져서 한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오랫동안 한국 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라고 했다.

끝으로 이선균은 꾸준히 활동하는 동력에 대해 "현장이 좋다"라며 웃었다. 그는 "이걸 통해서 희생되는 것도 있고 부침도 있지만 주어지는 숙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 동력을 만들어준다. 결과를 기대하며 고민하는 지점을 만들어주고 같이 결과를 기다리게 해주고.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그리고 당연히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있는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번아웃 극복 방법도 간단하다고. 이선균은 "옛날엔 작품 끝나면 몸을 혹사시켰다. 예전엔 여행도 가고, 밀렸던 사람, 만나고 싶던 사람도 만나서 술자리도 많이 했다. 몸이 힘들어질 때 정신 차리는 동기가 나왔다. 그런데 요즘엔 체력이 예전처럼 안돼서 그런 행동은 못할 것 같고 하루하루 즐겁게 하려고 심하게 번아웃 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성격이 딥해지지 않아서 술로 푼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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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애플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