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파주=서정환 기자] 일년에만 지구 몇 바퀴를 도는 손흥민(29, 토트넘)의 항공사 마일리지는 과연 얼마나 될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16일 카타르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란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이 이라크를 잡는다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 매우 유력해진다. 대표팀은 14일 새벽 카타르로 출국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13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 임했다. UAE전에서 가벼운 타박상을 당한 손흥민은 부상방지 차원에서 그라운드 훈련을 하지 않고 실내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이번이 손흥민이 올해 국내에서 대표팀 주장으로 갖는 마지막 인터뷰였다.

일년내내 쉴틈이 없는 손흥민이다. 영국에서 프리미어리그를 치러야 하고, 유럽 전역을 돌며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 컨퍼런스 등의 경기를 해야 한다. A매치 기간에는 런던에서 한국까지 날아와 대표팀 주장의 역할을 수행한다.
해외언론에서 선수들의 장거리 이동이 너무 많다며 예로 든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었다. 그는 일년간 대륙을 넘나드는 장거리 비행만 수백만 마일을 해야 한다. 아시아선수로서 유럽에서 활약하기에 유럽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이동거리가 긴 것이다.
장거리 비행을 자주하면 일명 제트레그라고 불리는 만성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체력관리가 중요한 축구선수는 피로회복이 늦어지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나라마다 시차도 달라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 손흥민은 영국에서 경기를 마치고 바로 한국으로 와 하루만에 대표팀 경기를 뛴 적도 많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런 과정을 ‘혹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유럽에서 온 다른 선수들도 다 하는데요 뭐. 저만 그렇게 비춰지는 것 같다. 그게 뭐 혹사인가요? 저는 너무 좋은데요? 대표팀에 와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은 특혜잖아요. 어릴 때부터 꿈꾸던 것이고 지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루고 있다. 언제까지 축구를 할지 모르겠지만 혹사가 붙는다는 것은 어느 곳에서나 필요하다는 것이니 좋다”며 성숙함을 보였다.

장거리 이동이 많다면 마일리지도 많이 쌓였을 터. 주로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는 손흥민은 마일리지 적립율이 더 좋다. 손흥민의 마일리지는 얼마나 될까. 그는 “모르겠어요. 확인을 안 해봐서요.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니까요. 저도 궁금합니다”라고 웃었다.
손흥민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A매치 소집을 위해 총 22만 3637km를 이동했다.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비행기 안에서만 300시간을 보냈다. 유럽내 이동은 제외한 거리다. 국내항공사 마일리지 기준을 적용해보니 손흥민은 해당기간 대략 27만 마일 정도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일등석 항공권을 끊어 런던을 왕복해도 남는 양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