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리 스펠맨(24, KGC)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선수였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21-22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고양 오리온을 96-84로 이겼다. KGC는 오리온, KT와 함께 나란히 8승 5패, 공동 2위가 되면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섰다.
오리온의 고민은 스펠맨의 봉쇄였다. 머피 할로웨이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미로슬라브 라둘리차 밖에 뛸 외국선수가 없었다. 최장신 라둘리차는 높이가 좋은 대신 기동력이 떨어진다. 3점슛이 좋고 돌파까지 뛰어난 스펠맨을 막기 버겁다.

경기 전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스펠맨이 외곽에서 공을 잡을 때 이승현이 스위치 수비를 할 것”이라 전했다. 스펠맨은 보기 좋게 강 감독의 계획을 망쳤다.
예상대로 라둘리차가 뛸 때 스펠맨은 외곽으로 빠져 마음껏 3점슛을 던졌다. 국내선수가 스위치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에서 3점슛을 맞았다. 강을준 감독이 라둘리차를 빼고 이종현을 넣었다. 그러자 스펠맨은 이승현을 상대로 힘으로 밀고 들어가 바스켓카운트를 먹였다. 라둘리차의 높이와 이승현의 힘을 모두 제압한 것. 오히려 스펠맨을 막던 이승현이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박진철까지 나서봤지만 스펠맨에 대한 수비는 답이 보이지 않았다. 전반전 8점으로 잠잠했던 스펠맨은 3쿼터에만 16점을 몰아쳤다. 그는 3쿼터 종료 31.2초를 남기고 팁인덩크슛까지 터트렸다. 그야말로 스펠맨이 공중을 지배했다.
4쿼터 서커스샷까지 넣은 스펠맨은 종료 1분 26초를 남기고 벤치로 들어왔다. 승리를 확신한 스펠맨은 관중들에게 세리머니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날 스펠맨은 30점, 9리바운드, 2스틸, 3점슛 2/4로 훨훨 날았다. 라둘리차는 6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전보다 기량이 나아졌지만 스펠맨과는 격차가 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안양=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