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승자' 첫방, 돌아온 웃음의 계승자들 [어저께TV]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11.14 06: 56

"스테이지, 턴!". '개승자'가 안방극장에 유쾌한 웃음의 부활을 알렸다. 
13일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개승자'가 첫 방송됐다. 
'개승자'는 '개그로 승부하는 자들'로 국내 대표 희극인들의 코미디 서바이벌을 그린 예능이다. 한국 공개 코미디의 간판이었던 '개그콘서트(약칭 개콘)' 폐지 이후 1년 5개월 여 만에 부활한 KBS의 공개 코미디 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개콘' 최다 출연자 김준호를 비롯해 이수근, 박준형, 김원효, 변기수 등 '개콘'에서 시작해 공개 코미디를 떠나있던 코미디언들이 대거 돌아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박성광, 김민경, 오나미, 이승윤 등 최근 예능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코미디언들은 물론 김대희, 유민상, 윤형빈 등 '개콘'은 물론 소극장 등에서 꾸준히 개그를 선보였던 선배 희극인들의 귀환도 줄을 이었다. 
그만큼 '개콘'의 폐지는 국내 개그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지상파에 마지막으로 남았던 공개 코미디쇼의 폐지에 모두가 안타까움과 충격을 금치 못했고, 개그에 대한 간절함을 코미디언 출신 예능인 모두에게 되새기게 해줬다. 자칫하면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를 완전히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모두를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이에 '개승자' 출연진은 '개콘'의 명맥을 뛰어넘어 한국 공개 코미디의 계보를 잇는다는 사명감과 책임감 등 남다른 각오로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개승자' 첫 방송에서는 KBS 신인개그맨이 선배들과 함께 경쟁하는 마지막 13번째 팀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무대를 잃고 방황했던 후배들의 등장은 그 자체로 선배들에게 미안함과 책임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고 비장한 각오마저 엿보게 만들었다. 
칼을 갈고 돌아온 제작진의 서바이벌 방식 또한 만만치 않았다. 총 13개 팀 가운데 1라운드부터 1개 팀이 탈락할 것이 암시돼 긴장감을 더했다. 이들 가운데 최후 13라운드까지 살아남은 1개 팀이 상금 1억 원을 획득한다는 구성이 박진감을 더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MC 김성주의 "스테이지 턴"이라는 힘찬 안내로 시작된 본격적인 1라운드, 시작은 박성광 팀이 열었다. "1번 징크스도 있었다"라고 밝힌 박성광은 징크스를 극복하고 '개승자'의 포문을 신선하게 열기 위해 '박성광 사단'을 모았다. 이상훈, 양선일, 김회경이 그 멤버였다. 여기에 SBS 출신의 남호연이 와일드카드로 가세했다. 이들이 선보인 코너는 '개그 청문회', 청문회 방식으로 멤버들의 개그 발자취를 돌아보면서도 타박과 반복을 통한 개그로 웃음을 주는 코너였다. 
특히 '개그 청문회'는 애드리브 위주의 '리얼'을 살린 트렌드에 맞춘 구성으로 기대를 모았다. 기대에 부응하듯 남호연은 관객과 자유롭게 호흡하며 박성광, 이상훈, 양선일을 차례 대로 몰아붙이고 타박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 와중에 박성광은 "무안, 전남 무안"이라는 '아재개그' 같은 언어유희를 활용한 개그를 무작정 반복해 실소를 더하기도 했다. 
두 번째 주자인 이수근 팀도 1번 박성광 팀에 못지 않은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했다. '빡구'로 유명했던 윤성호, 과거 SBS에서 활약했던 유남석, 김민수, 고유리에 이어 MBC가 낳은 성대모사 개그 1인자 정성호까지. 지상파 3사를 아우르는 멤버 구성이 방송사를 뛰어넘는 희극인들의 개그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다. 
이수근은 '예능 인간문화재'는 물론 최근 스탠딩 코미디 쇼까지 서본 경험을 십분 살려 관객들과 능청스럽게 호흡했다. 여기에 노련한 지상파 3사 희극인들의 연기력이 더해져 코너 '아닌 것 같은데'의 상황극들을 극대화했다. 그 중에서도 정성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속 배우 허성태의 모습과 목소리를 흉내내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박성광부터 이수근까지 단 2개의 팀들이 코너를 선보였음에도 '개승자' 객석은 웃음기로 가득 찼다. 방역을 준수한 채 99명 판정단까지 함께 하며 공개 코미디 쇼 특유의 현장감도 살아났다. '위드 코로나' 시국을 맞아 오랜만에 보는 대규모 촬영이 개그는 물론 방송 환경에 대한 출연자들의 갈증까지 채워준 모양새였다. '개콘'을 너머 진정한 웃음을 잇는 계승자들의 무대가 비로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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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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