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폐지 후 약 1년 5개월 만에 공개 코미디가 부활했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KBS2 ‘개승자’가 그 주인공. 주말 저녁 온 가족에게 웃음을 선사한다는 쇼 위주의 기존 개그 프로그램과 달리, 서바이벌이라는 룰을 더해 2021년 코미디의 붐을 예고하고 있다.
‘개승자’는 KBS 출신 코미디언들이 주축이 된 13개의 팀이 우승 상금 1억 원을 놓고 매 라운드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각 팀의 무대가 끝날 때마다 현장에 있는 99명의 개그 판정단들이 투표로 승자를 결정하고 매주 1팀씩 반드시 탈락자가 발생한다.
박준형, 김준호, 김대희, 이수근, 변기수, 윤형빈, 유민상, 김원효, 박성광, 이승윤, 김민경, 오나미, 홍현호까지 개그 전성기를 이끈 베테랑 코미디언부터 29기 이하 기수의 KBS 공채 코미디언들로 구성된 신인들까지 총 13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복면가왕’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국민가수’ 등 다수의 경연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김성주가 MC로 합류해 긴장감을 더했다.
익숙한 ‘개그콘서트’ 출신들이 다수 뭉쳤지만 뻔한 방식을 답습하는 대신 서바이벌 무대로 재미와 긴장감을 고루 잡겠다는 전략이다. ‘못 웃기면 탈락’이라는 간단하지만 직관적인 룰 안에서 생존을 건 살벌한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 즉 탈락을 피하기 위해 매 무대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출연자들이 간절함이 ‘개승자’의 막강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개승자’ 첫 방송에서는 다시 기회를 얻은 코미디언들이 굳은 의지와 열정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며 화제를 모았다. 방송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공개 코미디에 자발적으로 합류하거나, 코미디 무대의 설 자리를 잃고 방황하던 코미디언 모두 오로지 개그에 대한 갈망을 토로하며 확실한 동기 부여를 마쳤다.
완벽하게 정신 무장을 한 ‘개승자’ 팀의 출격과 함께 공개 코미디의 부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첫 방송 시청률 또한 5%(전국 기준)로 순항을 시작했다. 앞서 ‘개승자’ 제작발표회에서 “매 라운드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입을 모아 피력한 만큼,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개그로 공개 코미디의 ‘매운 맛’을 보여줄 ‘개승자’ 행보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