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만 로맨스'는 첫사랑 같은 영화다.”
배우 무진성(34)은 16일 화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어느 날 문득 이 영화를 떠올리면 행복한 감정을 느낄 거 같다”라고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무진성이 출연한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제공배급 NEW, 제작 비리프)는 7년째 신작을 내놓지 못 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현(류승룡 분)을 중심으로 다섯 명의 인물들이 펼치는 각기 다른 사랑에 대해 말한다. 무진성은 무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현을 동경하는 예비 작가 유진 역으로 캐스팅됐다.
“아직은 극장에서 한 번 밖에 못 봤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처음에는 저 중심으로 봤다. 하지만 다음에 볼 때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전체적인 것에 집중해 숲을 보려고 한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관객들 속에서 영화를 보고 싶다”고 주연으로 나선 스크린 데뷔 소감을 밝혔다.
무진성이 출연한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관계와 성장에 대해 말하는 드라마 장르의 영화. 이혼, 연애, 진로, 꿈, 사랑 등 일상적인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 영화에서 무진성은 천재성을 지닌 예비작가 유진 역을 맡았다. 그는 스타작가 현을 존경하는 인물인데, 후배 무진성이 선배 류승룡(52)을 우러러보는 관계와 유사한 지점을 형성한다. 무진성이 자신만의 해석력을 발휘해 표현한 지점이 돋보인다. “개봉을 앞둔 지금 이 순간은 너무 행복하고 꿈 같다. ‘장르만 로맨스’는 제가 슬럼프를 겪고 있던 시절에 큰 선물로 다가온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200대 1의 경쟁률을 넘은 과정에 대해 “당시엔 ‘이제 물러날 곳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허례허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저의 그런 점이 유진 캐릭터가 갖고 있는 부분과 맞아떨어진 거 같다. 제작진과 감독님이 저의 발전 가능성을 봐주신 거 같다. 저라는 배우를 캐스팅한다는 게 도전이었을 텐데 믿음을 보내주신 거 같아 감사하다. 제가 캐스팅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그래서 제 볼을 꼬집어 보기도 했다. 리얼로 제 뺨을 때려보기도 했다.(웃음) 그 정도로 너무나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디션에서 합격한 후 그는 류승룡과 만나면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류승룡 선배님을 처음 뵙고 나니 ‘이게 현실이다’ 싶더라. 평소 존경하던 선배와 같이 연기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그동안 선배님이 강렬한 작품, 캐릭터들을 해오셨고 아우라를 갖고 계시지 않나. 그래서 제가 만나 뵐 때마다 너무 긴장을 해서, 긴장을 덜기 위해 선배님의 얼굴을 매일 봐야겠다 싶더라. 방법을 고민하다가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으면 매일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등록을 해놓았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류승룡이 편안한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고마웠다”는 그는 “선배님이 배우 대 배우로서, 제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이 자리를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조은지(41)가 연출을 맡았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단편 ‘2박3일’(2016)과 공동 연출한 장편 ‘오늘, 우리’(2019)에 이은 조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자, 첫 번째 상업 장편영화.
“조은지 감독님이 조금 더 솔직하고 당당한 부분이 많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실제로 저 또한 당당하려고 노력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한다. 저와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는 거 같다. 그런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썼다.”
그러면서 그는 “촬영을 거듭할수록 저와 비슷한 점이 많더라. 어느 순간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유진의 마음을 말로 표현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도 감정을 숨기는 편이 아니다. 유진 역시 자신의 감정을 다이렉트로 얘기하는 편이라 비슷한 점이 많지 않나 싶다. 유진처럼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다가간다. 사랑을 느끼는 게 아름다운 과정인 거 같다"고 했다.

무진성(본명 여의주)은 지난 2013년 드라마 ‘투윅스’로 데뷔해 같은 해 드라마 ‘열애’ ‘제왕의 딸 수백향’에 출연했다. 이어 ‘마녀의 연애’(2014) ‘닥터 프로스트’(2014)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밤을 걷는 선비’(2015) ‘아름다운 당신’(2015) ‘산후조리원’(2020) 등 안방극장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장르만 로맨스’는 그의 스크린 데뷔작인 셈이다.
그는 이날 ‘개명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본명을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슬럼프를 겪었던 때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지인이 제게 ‘이름을 바꾸어보면 어떨까?’라고 권유를 하더라”며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개명하고 나서 좋은 이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데뷔 8주년을 맞이한 무진성은 “올해가 한 달이 남았다. 저도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가 됐다. 20대 중반에 시작을 했는데, 이제 첫 영화인 만큼 앞으로도 영화에 더 많이 참여하고 싶다. 본명을 기억해주신 게 감사한데 ‘무진성’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물음표보다 느낌표를 가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작품이 궁금한 배우가 되도록, 영향력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번에 부족한 부분을 느껴서 배우로서 단단해지고 싶다”고 했다.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달라는 물음에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한번쯤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마땅히 축복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걸, 저희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시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끝으로 무진성은 “유진 캐릭터를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아쉬움을 말하자면 끝도 없는데 개봉을 하게돼 감사하다. 제 첫 영화이다 보니 처음부터 마음가짐이 달랐다”며 “사실 (개봉까지)1년이든 2년이든 기다릴 수 있지만 말도 안 되게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면서 기약 없는 기다림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위드 코로나 시기에 개봉하게 돼 기쁘다. 아쉬움도 있지만 개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17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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