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종서와 손석구가 연기, 그 이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17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새 한국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 제공배급 CJ ENM, 제작 CJ ENM 트웰브져니)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정가영 감독, 주연배우 전종서와 손석구가 참석해 영화에 관한 얘기를 전했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 분)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분).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다. 첫 호흡을 맞춘 두 배우가 웃음부터 공감까지 뽑아내는 게 심상찮다.

이날 정 감독은 “기존의 로맨스 영화들과 달리 여성이 주인공이 돼 연애, 삶, 성(性)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거침없이,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었다”고 현실 로맨스에 방점을 두고 만든 의도를 전했다.
함자영 역의 전종서는 “혼자 한다면 편리하고 수월하게, 속도를 내서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고 촬영 이외에도 손석구와 자주 만나 작품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만큼 현실을 반영한 캐릭터에 배우들이 빠져들었다는 의미.
이어 전종서는 “촬영이 없는 날에도 밖에서 (손석구와) 따로 만났다. 자연스럽게 (제작진 및 배우들과) 자리를 가졌다”면서 “그런 식의 과정이 작품에 도움이 많이 된 거 같다”고 귀띔했다.

박우리를 연기한 손석구도 “사실 전종서와 호흡을 맞출 것도 없었다. 호흡이 안 맞는 사람들이 호흡을 맞추는 거고.(웃음) 보시는 관객들도 마치 ‘내 데이트 같다’는 느낌을 받으실 거 같다”라며 “가령 촬영날 저녁 10시부터 촬영에 들어간다면, 저는 6시부터 미리 가서 얘기를 나눈 뒤 촬영을 진행했다”고 현장에 애정이 많았다고 했다.
현실 로맨스를 표방한 '연애 빠진 로맨스'의 간략한 스토리는 이렇다. 일도 연애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29세 자영은 전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호기롭게 ‘연애 은퇴’를 선언했지만, 참을 수 없는 외로움에 못 이겨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남의 상대를 검색한다.

한편 잡지사 에디터 우리는 ‘통수 맞은’ 이별의 아픔도 잠시, 편집장으로부터 19금 연애 칼럼을 쓰라는 업무를 받아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한다.
그렇게 자신의 진짜 프로필을 감추고 만난 자영과 우리. 두 사람은 서로에게 1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만남 첫날부터 서로에게 급속도로 빠지고 연애인 듯 연애 아닌 듯 애매한 관계에 놓인다.
‘버닝’(2018), ‘콜’(2020) 등 시작부터 강렬한 캐릭터 연기를 선보였던 전종서는 이번 영화를 통해 비교적 현실에 붙은 평범한 20대 후반 여성을 소화했다. 솔직, 발칙한 대사를 자신만의 톤으로 소화해냈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날 전종서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놓인 청춘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이 영화를 하면서 좀 더 가깝게 느끼게 됐다”며 “손석구와 특별히 연기할 게 없을 정도였다”고 완성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형화되지 않은 손석구는 어떻게 연기해야 자신의 매력이 돋보이는지 아는 배우. 연기하는 것 같으면서도, 어떨 때는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었다.
이날 손석구는 “정답을 얘기하고 싶은데 낯설다. 영화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은데 무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입을 연 뒤 “전종서를 보자마자 ‘우린 잘 어울리겠다’ ‘진짜 같겠다’ 싶었다. 저를 담아서 자연스럽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연애 빼고 시작한 로맨스라는 참신한 소재와 사랑과 욕망에 관한 위트 넘치는 대사, 배우들의 신선한 케미스트리로 기대를 높이는 ‘연애 빠진 로맨스’는 11월 24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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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