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둔 자영(전종서 분)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3포 시대’에 쉽지 않다. 학자금 대출, 전세금, 생활비 등 내야 할 돈은 많은데 좁디 좁은 문을 통과하기가 어려워서다.(※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더욱이 전 남자친구에게 대차게 차이고, 마음 털어놓을 곳마저 잃은 그녀는 그나마 오랜 절친들에게 위안을 얻는데…하지만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을 못 이긴 자영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남의 상대를 검색한다.
한편 잡지사 에디터 우리(손석구 분)는 편집장(김재화 분)으로부터 이슈를 몰고올 ‘대박 기사’를 쓰라는 압박을 받는다. 이에 전임자가 했던 19금 칼럼을 맡게 되고, 실감나는 기사를 쓰기 위해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에 반강제로 가입한다.

서로 다른 이유로 ‘데이팅 어플’에 가입한 자영과 우리. 두 사람은 자신의 이름과 나이, 직업, 사는 곳, 목적 등 모든 것을 숨기고 만남을 시작한다. 마음 없이 시작했지만 술을 마시는 날이 늘어가고 따끈한 정이 쌓이면서 이제는 사귀기 직전 단계까지 나아간다. 서로의 진심과 목적을 숨긴 채 만나던 두 사람은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자신들의 관계를 돌아본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자신만의 확고한 개성이 돋보이는 배우 전종서와 손석구가 만난 영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두 사람의 연기톤이 자영, 우리와 정확히 맞아떨어져 보는 내내 연애세포를 자극한다. 영화는 두 사람의 꼬여버린 사랑이 마지막에 어디로 향하는지 흥미롭게 그렸다.

다만 현실에서는 범죄의 위험이 높고, 위험부담이 큰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우리(손석구 분), 자영(전종서 분) 같은 상대를 만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하길 바란다.
15세 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캐릭터들의 농도 짙은 대사 및 상황 설정, 일부 장면은 수위가 낮은 편은 아니다. 현 시대에 맞게 감각적이고 유쾌하게, 되도록 에두른 표현방식을 사용했다. 무엇보다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기에 불편함이 없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단편 ‘비치온더비치’(2016) ‘밤치기’(2018) ‘하트’(2020) 등을 연출한 정가영 감독의 첫 번째 상업 장편영화. 11월 24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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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