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SBS, MBC, tvN 출신 타이틀은 거들 뿐. 코미디협회 소속 1000여 명의 개그맨들을 위한 웹 개그 콘텐츠가 탄생했다. tvN’ 코미디빅리그’, KBS 2TV ’개승자’에 이어 코미디의 부활 신호탄이다.
WAG TV ‘우리는 개그맨이다’ 시즌1 코미디협회 엄영수 회장을 필두로 심형래, 임하룡, 김학래, 김수용 등 원로 희극인부터 이동윤, 김영희, 송병철, 노우진, 박휘순, 홍순목 등 현역 코미디언들, 여기에 신인 코미디언까지 총출동하는 웹 예능이다. 이들은 지난 10월 27일 동서울대학교에서 ‘개그맨들이 노는 판’ 콘텐츠, 이른 바 ‘개판’을 녹화했다.
18일, 서울 마포구 윤형빈소극장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엄영수는 “제 나이가 70살이 됐다. 이렇게 초대해주시고 자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불러주시면 언제든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 코미디 재건을 위해 우리가 나선 거다. 난세에 팬데믹 세대에 뭘 하겠나. 그런데 신의 한 수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선배들이 못한 걸 여러분이 하게 됐다”며 후배들을 치켜세웠다.
‘개그맨들이 노는 판’ 개판 외에 어려운 상황에 있는 코미디언 선후배들을 돕는 프로젝트 코미디 ‘개그 챌린지’도 시작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개그맨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에 참여하는 다양한 개그 콘텐츠로 기존 현장 공연과 TV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OTT 시장 공략에 도전했다.
KBS 공채 20기 출신 이동윤은 “무대를 떠난 지 2년 돼 가는 것 같다. 저 또한 설렌다. 무대를 떠나 있을 때에도 무대를 그리워하는 개그맨들이 많았다. 설 자리가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좋은 기회로 여러분들께 웃음과 감동을 전해드릴 수 있다기에 열심히 해보겠다. 조화롭게 ‘개콘’ 때의 웃음과 감동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개그콘서트’ 출신이지만 ‘우리는 개그맨이다’에서 작가로 나서게 된 홍순목도 “기존 개그 프로그램들이나 코미디 프로그램과 차별을 두고자 한다. 여러 패러디를 하고 영상도 찍고, 체육대회 같은 개체능도 있다. 무대 위를 그리워하는 개그맨들이 모여서 꿈을 꾸는 다큐예능 개그챌린지도 있다. 개그맨들끼리의 판, 그야말로 개판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계속 만들어가면 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일찌감치 지상파 3사의 정통 개그 프로그램이 없어져 코미디언들이 설자리를 잃었다. 다행히 ‘코미디빅리그’가 건재하고 KBS에서 ‘개그콘서트’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개승자’를 호기롭게 시작한 상황. 여기에 ‘우리는 개그맨이다’가 차별화를 자신하며 웹 예능으로서 배꼽 빠지는 코미디를 약속하고 있다.
임우일은 “와그티비를 통해 첫 영상을 찍어서 후배들이랑 올렸다. 오프라인 관객 앞에서만 개그를 하다가 온라인 개그를 하게 됐다. ‘개콘’이 없어졌지 코미디가 없어진 게 아니다. 누군가를 웃길 수 있는 무대는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관객 앞에서 하는 개그랑 조금 다른 개그를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동윤은 “여러분이 많이 보지 못했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원로 선배님들과도 조합을 꾸려서 하게 됐다. 제가 어릴 때 ‘쇼비디오자키’, ‘유머1번지’ 시절 개그의 꿈을 키우게 해준 선배들과의 조합이다. 새롭다고 느끼실 듯하다. 선배님들도 저희와 똑같이 개그에 열정이 있으시더라. 개그에 대한 목마름이다. 새로운 조합의 웃음을 드리겠다”고 기대했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개승자’는 '개그콘서트' 종영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KBS에서 다시 펼쳐지는 공개 코미디 현장이다. '개그’콘서트 최다 출연자 김준호를 비롯해 이수근, 박준형, 김원효, 변기수, 박성광, 김민경, 오나미, 이승윤, 김대희, 유민상, 윤형빈 등 출신 예능인들이 대거 돌아왔다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주목 받았다.
김영희는 “‘개승자’ 본방을 봤고 앞으로도 기대를 하고 있다. 보지 못했던 분들이 부활해서 감격스러웠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제가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는데 후배 팀이 한 팀밖에 없어서 안타깝더라. 뉴페이스가 필요하고 젊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계속 이어졌으면”이라고 소신 발언을 했다.
이동윤 역시 “개승자’는 무대 콘텐트를 하니까 우린 따라가지 말자 이건 아니다. ‘개승자’가 훨씬 잘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저희까지 시너지효과를 받지 않겠다. 결이 다른 게 아니라 무대 콘텐츠도 있으면 웹 형식으로 다양하게 보여드리는 콘텐츠도 있는 거다. 공영방송에선 표현의 자유가 막히지 않나. 유튜브나 웹 예능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다양해졌다. ‘개승자’가 표현하지 못하는 게 있다면 우리가 최대한 웃음을 뽑아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스스로 ‘개판’이라고 표현할 개그맨들의 판이 제대로 깔렸다.‘우리는 개그맨이다’는 이날 ‘WAG TV’ 유튜브 및 네이버TV, 카카오TV 등 공식 채널을 통해 첫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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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리는 개그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