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병역혜택 받나..25일 병역법 개정안 재논의에 쏠린 시선[Oh!쎈 레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1.11.19 20: 01

반세기 전인 지난 1973년 도입된 병역법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는 25일 병역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세계적인 그룹으로 활약 중인 방탄소년단이 혜택을 받을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병역법 개정안은 앞서 지난 9월 국방위원회 소위원회 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뤄지지 못한 채 논의가 불발됐다. 두 달여 만에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병역법 개정안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벙역법에 따르면, 대중예술인은 예술·체육 분야 특기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국내외 예술경연대회 상위 입상자와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 올림픽 및 아시아 경기대회 상위 입상자 등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 등만이 해당된다.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rumi@osen.co.kr

앞서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일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병역법 일부 개정안에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자는 내용을 포함하고, 대중문화예술인을 홀대하는 병역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또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 역시 병역법 일부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음콘협은 대중음악 차트인 가온차트의 연간 앨범 판매량을 근거로 “최근 K팝 음반 시장이 급성장한 데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병역특례 검토를 주장했다.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은 “방탄소년단이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기록을 경신하며 말도 안 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방탄소년단만 앨범을 수백만 장씩 팔며 시장을 독식한 게 아니라 방탄소년단을 통해 K팝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인지도가 상승하고 판로를 개척하면서 ‘낙수효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와 이들의 성취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수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로 한국어를 배우는 등 한국 관광, 문화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홍보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으로 K팝에 대한 위상도 달라진 만큼, 이번 개정안 논의 결과에 더욱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발매한 첫 영어 싱글 ‘Dynamite’로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올해 5월과 7월 각각 신곡 ‘Butter’와 ‘Permission to Dance’를 연이어 발매하며 글로벌 인기 행보를 이어갔다. 두 곡 모두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차트 1위를 찍었고, 장기 흥행은 물론 빌보드 역사상 최초의 역사를 써 내려가며 ‘글로벌 팝 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더욱 뜨거워지는 인기 속에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완벽한 주류로 안착했다.
방탄소년단의 비상과 함께 K팝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로 급부상했다. 연간 한류 이슈를 분석하고 국가별 한류 현황을 요약 제시하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1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 따르면, K-팝이 16.8%의 응답률로 4년 연속 ‘한국 연상 이미지’ 1위에 올랐다.
자연스럽게 K-팝과 K-팝 그룹이 한국 문화와 한글의 대표 문화 사절이 됐다. 중심에 선 그룹은 단연 방탄소년단이다. 이들은 최근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유엔총회장에서 연설에 이어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그 위상을 공고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을 문화특사로 임명하며 “(방탄소년단은) K-팝, K-문화의 위상을 더없이 높이 올려줬고 대한민국의 품격을 아주 많이 높여줬다. 외국 정상들을 만나면 BTS를 소재로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덕분에 외교활동이 수월해졌다”고 추켜세웠다.
방탄소년단은 음악을 통해 한글 알리기에도 앞장선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앨범 ‘BE’의 타이틀곡 ‘Life Goes On’의 노랫말은 대부분이 한글 가사로 이뤄졌음에도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어 노래가 해당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빌보드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이에 대해 미국 유력 경제 매체 포브스는 “가사의 대부분이 한글로 이뤄진 ‘Life Goes On’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인종 차별, 외국인 혐오에 뿌리를 둔 낡은 서구 음악산업의 관습을 전복시킨 것”이라고 극찬했다.
지난 5월 맥도날드가 방탄소년단과 손 잡고, 세계 50개국에 ‘BTS 세트’를 출시한 것 역시 한글을 널리 알린 사례다. 소스 포장지에 영어와 함께 한글로 내용물이 설명됐고, 각국의 맥도날드 크루가 입은 티셔츠에는 ‘ㅂㅌㅅㄴㄷ’(방탄소년단), ‘ㅁㄷㄴㄷ’(맥도날드) 같은 한글 자음이 새겨졌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유명 프로그램을 통해 경복궁 근정전을 배경으로 ‘IDOL’을, 경회루에서 ‘소우주’를 열창하며 한국 문화 전파에 앞장섰고, 그 결과 국가의 이미지 제고와 국위선양 측면에서 예술·스포츠 분야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병역법 개정안이 아니더라도,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체육요원으로 인정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세계를 휩쓸며 국위선양에 앞장서는 대중문화계를 외면하는 병역특례제가 과연 공정한가라는 의문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해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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