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와 이선균이 영화 '킹메이커'로 만났다. 빈틈없는 연기로 관객의 감탄을 불러모을 수 있을지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킹메이커’(감독 변성현, 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씨앗필름)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은 “신념이 다른 두 남자가 같은 목적을 위해 벌이는 여정을 그렸다”고 영화를 설명했다.
22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변성현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불한당’을 할 때, 그 영화를 찍기 전에 썼던 ‘킹메이커’의 시나리오를 설경구에게 줬다. 근데 운범 캐릭터를 부담스러워하더라. ‘창대 역할이라면 좀 더 편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이 영화를 끌고 갈 에너지가 필요해 운범 역할로 부탁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변 감독은 “어느 날 설경구에게 연락이 와서 ‘창대 역에 이선균이 어떠냐’고 하더라. 그래서 이선균에게 시나리오를 드렸고 노심초사 하며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운명의 장난처럼 미용실에서 어느 날 이선균을 만났다. 우연히 만나서 인사를 드렸는데 ‘책을 잘 읽었다’고 하기에 잘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는 캐스팅 일화를 전했다. 이에 이선균도 “감독님을 미용실에서 만났던 게 기억이 난다. 제안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는데, 그날 만나서 책을 잘봤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서창대 역의 이선균은 “영화 ‘불한당’을 재미있게 봐서 감독님의 팬이었다. 감독님을 사적으로 만났었고, 영화의 현장에도 기웃거리기도 했었다.(웃음) 감독님만의 연출 스타일이 좋았는데 ‘킹메이커’의 출연 제안을 받은 거다. 또한 설경구가 같이 하자고 제안해주셔서 좋았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선균은 “서창대가 김운범이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의 꿈을 발현시키려 하는 과정이 궁금했다. 그 부분을 고민하면서 연기했다”고 고민하며 캐릭터를 표현한 지점을 털어놨다.
변 감독의 영화 ‘불한당’(2017)을 촬영하면서 ‘킹메이커’의 출연 제안도 동시에 받았었다는 설경구는 “‘불한당’이 좋으면 ‘킹메이커’도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결국 ‘불한당’이 좋아서 ‘킹메이커’도 하기로 했는데 김운범 캐릭터는 제게 너무 부담스럽고 압박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의) 배경이 현재는 아니지만 현재와 연관이 되어 있다. 지금도 통하는 말들이라서 감독님만의 스타일리시한 스타일로 풀어내면 정치 드라마가 아닌 스타일리시한 장르가 나올 거 같더라. 어떤 영화나 나올지 궁금해서 참여했다”고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설경구가 소신과 열정을 가진 정치인 김운범 역을, 이선균이 그와 함께 했던 선거 전략가 서창대로 분해 차진 호흡을 예고한다. 더불어 유재명, 조우진, 박인환, 이해영, 김성오, 전배수, 김종수, 윤경호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운범 캐릭터를 소화한 설경구는 힘들었던 장면에 대해 “연설하는 장면”이라고 짚었다. “(캐릭터의) 선동적인 면도 필요했다. 제작 여건상 많은 군중을 깔아 놓을 순 없어서 좀 더 호소력 있고 열정적으로 임했다. 연설 장면을 어떻게 해야할지 감독님에게 물어보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더라. CG와 어떻게 섞일지도 몰라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장면이었다. 현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했다.
설경구가 연기한 김운범은 대의를 이루기 위해, 승리를 위해,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이 동반돼야 한다고 믿는 인물. 선거전략가 서창대와 선거판을 뒤흔들며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서게 되는 운범은 리더십과 결단력, 인간적인 면모까지 갖춘 입체적인 매력을 지녔다. 설경구는 김운범의 강직함부터 고뇌하는 내면을 심도 있게 담았다고 한다.
이선균은 ‘킹메이커’에서 승리를 위해 치밀한 전략을 펼치는 전략가 서창대로 분했다. 그는 정치인 김운범을 믿고 따르지만,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시한다. 김운범 역의 설경구와 어떤 호흡을 빚어냈을지 기대가 모인다.
이날 설경구는 “이선균을 너무 좋아한다. 제가 무얼해도 잘 받아주는 거 같아서 좋았다”며 “믿고 편하게 했다. 다 알고 받아주더라”고 칭찬했다. 이에 이선균도 “미팅을 할 때부터 묘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선배와 같이 한다는 것 자체가 좋더라. 근데 티를 못 내겠더라. 눈도 잘 못마주쳤는데 같이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었다”고 화답했다.
'킹메이커'는 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극찬받았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또한 ‘불한당’의 스태프가 다시 한번 참여했다. 이에 변 감독은 “제가 말하지 않아도 제가 원하는 것들을 이미 다 알고 계셨다”며 의견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최대의 결과치를 뽑아냈다고 자랑했다.
열띤 선거판의 중심에 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킹메이커'는 긴장감 넘치는 서사와 감각적 연출, 스타일리시한 미장센으로 관객을 찾아온다. 설경구는 “미술감독님이 공간이 주는 힘을 잘 안다. 그 공간에 가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이 편해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캐릭터에 대한 부담을 감독님과 스태프가 덜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12월 개봉.
변 감독은 끝으로 “저희 영화가 클래식하지만 올드하지 않은, 스타일리시한 정치드라마”라며 “정치를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치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