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오늘(23일) 세상을 떠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을 언급했다.
허지웅은 이날 자신의 SNS에 "왜 악인은 오래살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구약성경 판본 가운데 70인역이라는 게 있다. 그 70인역에 지혜서라는 책이 있다. 개신교에선 다루지 않고 천주교에선 제2경전으로 인정한다. 오늘은 지혜서의 내용 가운데 일부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의로운 자는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 영예로움은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짧은 삶 동안 완성에 이르렀기에 그는 오랜 세월을 채운 셈이다. 죽은 의인이 살아있는 악인들을, 일찍 죽은 젊은이가 불의하게 오래 산 자들을 단죄한다. 장수하는 악인들은 의인의 이른 죽음을 보고 냉소하지만 오히려 주님께서 그들을 비웃으신다. 장수하는 악인들은 나중에 수치스러운 송장이 되어 죽은 이들 가운데서 영원히 치욕을 받을 것이다.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는 그들이 바닥으로 내동댕이 치어지고 완전히 쇠망한채 고통을 받으며 그들에 대한 기억마저 사라질 것이다'라는 지혜서 4장 7절부터 19절까지의 이야기를 적었다.
그러면서 허지웅은 "저는 종교가 없지만 각기 다른 경전들을 읽으면서 위안을 얻을 때가 많다. 오늘도 그렇다. 전두환씨가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흉터와 사연으로 다져진 한국 현대사라는 이름의 구릉 위, 요절한 젊은 의인들의 안식을 바라며 오늘 하루 문득문득 치밀어 올랐던 성기고 낯선 마음들을 가지런히 정돈해본다"라고 자신의 생각에 대해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다음은 허지웅 인스타그램 글 전문
왜 악인은 오래살까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구약성경 판본 가운데 70인역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 70인역에 지혜서라는 책이 있는데요. 개신교에선 다루지 않고 천주교에선 제2경전으로 인정합니다.
오늘은 지혜서의 내용 가운데 일부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의로운 자는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
영예로움은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짧은 삶 동안 완성에 이르렀기에 그는 오랜 세월을 채운 셈이다.
죽은 의인이 살아있는 악인들을, 일찍 죽은 젊은이가 불의하게 오래 산 자들을 단죄한다.
장수하는 악인들은 의인의 이른 죽음을 보고 냉소하지만 오히려 주님께서 그들을 비웃으신다.
장수하는 악인들은 나중에 수치스러운 송장이 되어 죽은 이들 가운데서 영원히 치욕을 받을 것이다.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는 그들이 바닥으로 내동댕이 치어지고 완전히 쇠망한채 고통을 받으며
그들에 대한 기억마저 사라질 것이다.”
말씀드린 내용은 지혜서 4장 7절부터 19절까지의 이야기이며 제목은 의인의 요절과 악인의 장수입니다.
저는 종교가 없지만 각기 다른 경전들을 읽으면서 위안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그렇습니다.
전두환씨가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흉터와 사연으로 다져진 한국 현대사라는 이름의 구릉 위, 요절한 젊은 의인들의 안식을 바라며
오늘 하루 문득문득 치밀어 올랐던 성기고 낯선 마음들을 가지런히 정돈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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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허지웅 인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