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설렘'이 '매운맛'을 표방하며 오디션 무덤 MBC의 구원 투수로 나선다.
MBC는 2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신사옥에서 새 예능 프로그램 '방과 후 설렘'의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강영선 CP와 박상현 PD, 옥주현, 아이키, (여자)아이들 소연이 참석해 코미디언 이은지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방과 후 설렘'은 데뷔부터 빌보드 차트를 겨냥하는 글로벌 걸그룹을 선발하는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이다. MBC가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만들었던 한동철 PD의 신생 제작사 펑키스튜디오, 네이버와 손잡고 선보이는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본 방송 전에 사전 콘텐츠 '등교 전 망설임'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 가운데 박상현 PD는 “지금까지 1회 편집을 하고 왔는데 하이라이트보다 본 방송이 거짓말 조금 보태 5배 더 재미있다”라고 자신했다. 또한 “83명의 친구들이 나이 별로 1, 2, 3, 4학년으로 나이를 나눴다. 선생님들이 각 학년을 맡아 학년 대항전도 하고 합쳐서 서로 화합의 무대도 만든다. 학년 내에서 경쟁을 하게 돼서 마지막에는 쿼터제는 없고 7명이 나오게 되는 구조”라고 규칙을 설명했다.
담임 선생님으로 출연하는 옥주현은 “‘팬텀싱어’ 이후에는 이런 부류의 프로그램이 오랜만인데 많이 다르다. 그런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선택이 쉽지 않았다. 이름만 담임 선생님이 아니라 정말 담임 선생님이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한번 ‘안 하겠다,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왜냐하면 이름만 담임 선생님으로 하기는 싫고 연말에 바쁘다고 말씀을 드렸다. 어떤 것도 소홀히 하기 싫었다. 그런데 결정을 하고 나서는 어떤 걸 하는 것만큼이나 최선을 다해서 시간을 할애하고 올인하고 있다”라고 프로그램에 애착을 밝혔다.
아이키는 “최근에 뜨거운 서바이벌에 참가한 참가자였다면 이번에는 이 친구들에게 필요한 담임 선생님으로 임하는 자세로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너희도 당해봐라’ 하는 마음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저도 사실은 ‘방과 후 설렘’을 준비한지 좀 되면서 참가자로서 그리고 지도자로서 공통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제게도 굉장히 많은 추억이 있고 이 친구들과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너무 궁금하고 기대됐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제2의 아이키를 만들 수 있는 친구들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연은 “이번엔 제가 참가자는 아니지만 서바이벌이 4번째다. 제가 참가자로 했기 때문에 친구들 마음을 이해하면서, 제가 아이돌을 하면서 겪은 노하우나 방법들을 많이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오디션 예능이 이미 존재했던 만큼 새로운 차별점이 기대되는 바. 강영선 CP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방과 후 설렘’의 차별점에 대해 “사실 ‘방과 후 설렘’은 오디션이라는 장르적인 특성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은 확실하지만 저희가 9월부터 시작한 사전 콘텐츠 ‘등교 전 망설임’을 통해 팬들에게 충분히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드리고 도전자들에게는 본인을 어필할 기회가 많이 가도록 했다. 저희 오프닝 주제곡인 ‘same same different’ 무대를 보면 83인이 참가한 무대인데 그 모두에게 킬링 파트가 있다. 오디션이 모두에게 공평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적어도 레이스가 시작되면 모두에게 공정한 오디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락자건, 데뷔 조이건 모두에게 성장할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차별점을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선공개 영상이 나간 뒤 담임 선생님들의 무대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던 터. 이들의 섭외 배경에 대해 박상현 PD는 “연습생 친구들에게는 멘토가 필요하다. ‘아이돌 레전드’를 해본 분을 섭외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레전드가 핑클, 소녀시대라 섭외 요청을 먼저 드렸다. 그 다음에 아이키 씨는 단체곡과 ‘등교 전 망설임’부터 출연을 하셨다. 그 과정에 친구들이 아이키 선생님을 정말 선생님처럼 따르더라. 그래서 섭외하면 좋을 것 같아서 함께 했다. 소연 씨는 제가 ‘언프리티 랩스타’부터 같이 해서 얼마나 열심히 하고 치열하게 해줄지 알기 때문에 섭외를 했다”라고 밝혔다.

강 CP는 합격 기준에 대해 “처음에 연습실에서 합을 맞춘 인원은 83명보다 훨씬 많았다. 그런데 도전 과제를 하면서 아쉽게도 맞지 않는 분들이 생겼다. 선천적인 것부터 본인이 가진 모든 게 심사 대상이 될 거다.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83명이 선발됐다. 현재는 40명으로 추러졌다. 지켜봐 달라”라고 했다.
무엇보다 박 PD는 “‘등교 전 망설임’이 순한맛이었다면 ‘방과 후 설렘’은 매운맛이다. 편집이 매운맛인 게 아니라 촬영 분 자체가 매운 맛이다”라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담임 선생님들의 심사 기준은 무엇일까. 옥주현은 “심사 기준은 매력, 춤, 보컬 여러 가지 요인들이 부각되는 걸 중점적으로 봤다. 그게 다 갖춰진 사람은 찾기 힘들다. 사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일 우선적으로 보고 평가를 했다. 그래서 어려웠다. ‘매운 맛’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친구들이 상처받지 않을까 고민이 많이 됐다. 실제로 첫 녹화 끝나고 다각도로 DM을 받고 있다. 담임 선생님이라는 롤 때문에라도 더 올 수밖에 없구나 생각했다. 나쁜 건 아니었다. 이 친구들이 ‘등교 전 망설임’을 보고 속상한 친구들도 나타나고 아쉬운 마음을 가진 친구들도 나타났다. 사실 담임 선생님이 아니라면 마음이 크게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오디션에서 담임 선생님이라는 파트가 있는 오디션은 처음이다. 이 담임은 자신이 맡은 학년을 데리고 어떤 역량을 제공해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저는 사실 핑클에서 엄청난 댄스가 강조된 그룹도 아니었고, 율동 수준이 많았다. 이 친구들이 심사 받는 시간 중에 멘탈이 많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이 친구들에게 저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아이키는 “다 걸그룹 출신인데 저는 걸그룹이 아니다. 그래서 시청자라고 생각했다. 내가 대중, 시청자라면 어떤 친구들을 좋아하고 팬심을 가질지 고민했다. 그런 시각으로 보니 너무너무 좋은 친구들이 많았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매력에 포인트를 맞췄다. 저는 댄서다 보니 퍼포먼스, 댄스로 시선이 간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걸 조금 더 중립적으로 조금 더 다양한 분야에 시선을 두고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매력있고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친구들로 시선을 뒀다”라고 밝혔다.
소연은 “저도 서바이벌 자체가 맵고, 저도 서바이벌 정말 많이 했는데 ‘방과 후 설렘’ 정말 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제가 서바이벌을 하면서 항상 느낀 것은 서바이벌의 시련보다 제가 연예인을 하면서 겪는 시련이 더 클 때가 있더라. 그래서 서바이벌 안에서 겪는 시련은 사회에 나올 때 꼭 경험하면 좋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 친구들이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열심히 해내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작은 다른 친구가 더 잘해도 나중에는 열심히 하는 친구가 더 잘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발전 가능성을 더 많이 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옥주현은 실제 녹화가 아닐 때도 영상통화로 학생들을 챙기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녹화 날만 만나는 담임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친하지 않아도 갖고 있는 고민을 나눌 대상이 담임이라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첫 녹화 때 담임이 정해지고 나서 제가 단체 메신저 방을 파달라고 작가님께 부탁드리고 매일 낮과 밤으로 체크하기 시작했다. 좋은 점, 나쁜 점, 개선하고 싶은 점, 개인적인 컨디션 들을 공지 방에 남기면 답은 개인톡으로 할 수 있게 했다. 친구들이 충분히 누군가에게 기대고 있고 어떤 부분을 불태워야 하는지 알려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가 마냥 편한 사람은 아니다. 혼낼 때는 개개인한테 혼내고 칭찬은 다같이 있을 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 세상에 이 프로그램이 전부는 아니다. 데뷔를 한다고 해도 결론을 지을 수는 없다. 모두가 같은 꿈을 향해 도전을 했고 이 플레이스 안에서 최선을 다하긴 하더라도 만약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 와도 좌절이 아니라 또 다른 선택이 돼서 전진할 수 있도록 마무리하는 게 제 몫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출연자들은 담임으로서 제자들에 대한 자랑도 아끼지 않았다. 아이키는 “잘못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라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저희 친구들은 인간적이다. 뭔가 걸그룹이면 예쁘고 조심조심할 줄 알았다. 그런데 과정을 보니까 정말 털털하고 재미있더라. 재미있는 모습이 많이 나올 거다. 재미는 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소연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영’한 에너지가 나올 나이대인 것 같아서 그런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부했다.
옥주현은 “사실 저희 학년만 그런 건 아니지만 저희 학년을 소개하면 지금 데뷔를 해도 손색이 없을 만 한 친구들이 무더기로 있다. 두 번째 녹화를 해보니까 그대로 학년 별로 데뷔를 10명씩 해도 될 것 같더라. 현재 나와 있는 아이돌들이 겁을 먹어야 한다. 실력적으로는. 현재 방송하는 친구들은 라이브를 해도 뭔가를 깔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이 친구들은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생’으로 소화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데뷔를 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선발 기준의 공정함도 오디션 예능의 관건이다. 이에 옥주현은 “개인차에 따라 생각이 여러 갈래로 나뉠 것 같다. ‘왜 이 친구는 떨어졌고 저 친구는 붙었을까?’라고 생각이 나뉠 것 같다. 저희도 다른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꼭 붙었으면 좋겠다는 친구도 떨어지기도 했다. 그 의문점을 갖고 출발한 친구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시간을 더 할애할 것이고 조금 아프겠지만 그만큼 성장하겠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끝까지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연은 “‘공정함’이 기준이 다 다른 것 같다.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기대 요소들과 별개로 MBC는 오디션 예능에서 참패 수준의 성적을 보였다. 강 CP는 “뼈아픈 지적이다. 사실 아이돌 오디션이라는 장르를 이야기하면 저희는 신생아 수준이다. MBC 예능이 킬러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생산해왔고 앞으로도 생산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런데 아이돌 오디션 장르를 보면 Mnet 말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현실이다. 다만 ‘K팝’이라는 것이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그 세계적인 현상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를 만들어온 MBC가 기여할 게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안 하던 짓’을 많이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MBC만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네이버, 한동철 PD의 신생 제작사인 펑키스튜디오까지 셋이 손잡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일본 쪽에서 관심을 보여주셔서 ‘등교 전 망설임’부터 관심을 끌어서 지금 현재 구체적인 계약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진전이 있다. 지금 아이돌 시장이 국내만으로는 어렵다. 전 세계가 주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모바일로도 유통을 많이 하는데 유튜브만 봐도 조회하는 분들이 해외 팬들이 훨씬 많다. 그 클립들에서 내용을 보면 미국, 아시아, 유럽에서 접속하는 분들이 국내 팬보다 훨씬 많다. 저희도 글로벌 확산을 위해서 지금도 노력하고 도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옥주현은 “이게 너무 매운맛이라 ‘이런 모멸감까지 겪으면서 이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콘텐츠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소비되고 구미를 당기게 해야 하는 거라 각오하고 임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 프로그램이 실패를 할지, 성공을 할지 모르겠지만 각종 기획사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보실 거라 생각한다. 여기서 배출되지 않아도 각자 기획하는 팀에 데려가고 싶다고 상품 가치 있는 친구들을 고를 수 있는 장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박 PD는 빌보드 차트 도전에 대해 그는 “목표는 빌보드지만 첫 단계는 국내에서 많은 무대에 서길 바라고, 이미 일본 활동은 계획이 완료 됐다. 먼저 일본 활동을 하고 그 다음 마지막 목표가 빌보드에 진입을 하는 거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밤낮없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방과 후 설렘'은 전 세계를 설레게 할 글로벌 걸그룹을 발굴하는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이다. 28일 오후 8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