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방과 후 설렘'이 맵지만 더 희망적인 오디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BC는 2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사옥에서 신규 예능 프로그램 '방과 후 설렘'의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강영선 CP와 박상현 PD, 옥주현, 아이키, (여자)아이들 소연이 참석해 코미디언 이은지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초 제작발표회에는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권유리도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 그러나 권유리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며 선제적으로 PCR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기다리기로 하며 불참하게 됐다. 출연자 중 옥주현은 1부 포토타임에 지각하며 포토월에 서지 못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예상치 못한 상황들과 별개로 '방과 후 설렘'은 현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방과 후 설렘'이 데뷔부터 빌보드 차트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걸그룹을 선발하는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으로 남다른 포부를 갖고 있기 때문. 이를 위해 '프로듀스 101' 시리즈 등을 연출하며 오디션 예능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한동철 PD의 신생 제작사 펑키스튜디오와 네이버 나우(NOW.) 그리고 MBC가 의기투합했다.
이에 박상현 PD는 "지금까지 1회 편집을 하고 왔는데 하이라이트보다 본 방송이 거짓말 조금 보태 5배 더 재미있다"라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83명의 연습생 친구들이 나이 별로 1, 2, 3, 4학년으로 나뉜다. 선생님들이 각 학년을 맡아 학년 대항전도 하고 합쳐서 서로 화합의 무대도 만든다. 학년 내에서 경쟁을 하게 돼서 마지막에는 쿼터제는 없고 7명이 나오게 되는 구조"라고 '방과 후 설렘'의 데뷔 조 선발 규칙을 설명했다.

특히 담임 선생님으로 활약할 출연자들은 남다른 각오와 애착을 표현했다. 심사 기준도 명확했다. 옥주현은 "매력, 춤, 보컬 여러 가지 요인들이 부각되는 걸 중점적으로 봤다. 그게 다 갖춰진 사람은 찾기 힘들다. 사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일 우선적으로 보고 평가를 했다"라고 했다.
이어 아이키는 "담임 선생님들이 다 걸그룹 출신인데 저는 걸그룹이 아니라 걸 크루를 운영하는 사람이라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청자의 눈으로 보려고 했다. 내가 시청자라면 어떤 친구들을 좋아하고 팬심을 가질지 고민했다"라며 "그런 시각으로 보니 너무너무 좋은 친구들이 많았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매력에 포인트를 맞췄고, 저는 댄서다 보니 퍼포먼스에 시선이 간 게 사실이었는데 그걸 조금 더 중립적으로 밸런스를 맞추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소연은 "저도 서바이벌 정말 많이 했는데 ‘방과 후 설렘’ 정말 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제가 서바이벌을 하면서 항상 느낀 것은 서바이벌의 시련보다 제가 연예인을 하면서 겪는 시련이 더 클 때가 있더라. 그래서 서바이벌 안에서 겪는 시련은 사회에 나올 때 꼭 경험하면 좋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 친구들이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열심히 해내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작은 다른 친구가 더 잘해도 나중에는 열심히 하는 친구가 더 잘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발전 가능성을 더 많이 보려고 했다"라고 거들었다.

그 중에서도 옥주현은 '담임 선생님'이라는 역할을 위해 녹화 외의 시간에도 연습생들을 신경 쓰고 있었다. 이와 관련 그는 "녹화 날만 만나는 담임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친하지 않아도 갖고 있는 고민을 나눌 대상이 담임이라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첫 녹화 때 담임이 정해지고 나서 제가 단체 메신저 방을 파달라고 작가님께 부탁드리고 매일 낮과 밤으로 체크하기 시작했다. 좋은 점, 나쁜 점, 개선하고 싶은 점, 개인적인 컨디션 들을 공지 방에 남기면 답은 개인톡으로 할 수 있게 했다. 친구들이 충분히 누군가에게 기대고 있고 어떤 부분을 불태워야 하는지 알려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제가 마냥 편한 사람은 아니다. 혼낼 때는 개개인한테 혼내고 칭찬은 다같이 있을 때 했다"라고 웃으며 "그래서 이 세상에 이 프로그램이 전부는 아니다. 데뷔를 한다고 해도 결론을 지을 수는 없다. 모두가 같은 꿈을 향해 도전을 했고 이 플레이스 안에서 최선을 다하긴 하더라도 만약 다른 곳으로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 와도 좌절이 아니라 또 다른 선택이 돼서 전진할 수 있도록 마무리하는 게 제 몫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끝나며 해당 프로그램을 거쳐간 출연자들 또한 연예계에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 '방과 후 설렘'은 단순한 오디션이 아닌 '학교'라는 개념으로 참가자들에게 다가갔다. 나아가 종착역이 아닌 경유지이자 꿈을 향한 '과정'으로 기존 오디션들과 다른 관점과 결과물을 기대하게 했다.
출연자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한발 더 나아간 따뜻한 시각이 유독 오디션 예능에서 만큼은 쓴맛을 봤던 MBC의 징크스마저 희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방과 후 설렘'은 28일 오후 8시 20분에 첫 방송되며 매주 일요일 같은 시간에 시청자를 찾아간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