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서 기 받은' 허정한, "전국대회 4강은 좀 아쉽네요"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11.27 07: 15

"4강은 좀 아쉽네요."
'명불허전' 허정한(47, 경남)이 지난 25일 '제16회 대한체육회장배 2021 전국당구대회' 개인전을 4강에서 멈춘 데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정한은 복식 짝꿍인 '실핀아재' 황봉주(경남)에게 패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허정한은 최근 2년간 전국대회 8강(2019 대한체육회장배, 2021 국토정중앙배)이 최고 성적이었다. 64강 탈락 고배도 세차례나 들이켰던 허정한이었다. 지난 2018년 12월 열린 '2018 영월동강배 전국3쿠션당구대회'가 마지막 우승이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허정한은 이번 대한체육회장배를 마친 후 "사실 이번 대회는 베겔 월드컵 때 얻은 자신감 때문에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면서 "느낌은 있었는데 좀 아쉽다. 국내 대회는 2018년 말 이후 우승을 못한 지 좀 됐다"고 씁쓸함을 숨기지 않았다. 
허정한이 내심 대한체육회장배 우승을 노린 이유는 세계 무대에서 얻은 자신감 때문이었다. 허정한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베겔에서 끝난 '2021 베겔 3쿠션 월드컵' 결승전에서 '4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 42-50(28이닝)으로 패했다. 
2017년 이집트 후루가다 월드컵 우승 이후 5년 만에 오른 세계 무대 결승전이었다. 스스로도 뿌듯했던 허정한은 중반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갔다. 그러나 9이닝까지 20-18로 앞서던 허정한은 10~16이닝 사이에 5연속 공타 포함 2점을 올리는 데 그치면서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허정한은 당시 경기에 대해 "최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좋은 성적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승까지 갔다. 그런 부분의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면서도 "경기가 박빙으로 흘렀는데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놓쳤다"고 입맛을 다셨다. 
이어 그는 "국내서도 그렇지만 최근 대회에서 결승전에 가본 적이 없었다. 원래 나는 결승전에서도 떨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워낙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긴장이 됐다. 그래서 살짝 경직된 느낌을 가졌다. 그런 부분이 경기에 지장을 준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고스란히 경험한 허정한이었다. 허정한은 "코로나 때문에 대회가 워낙 없다 보니 나 뿐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침체돼 있었다"면서 "동기부여가 떨어진 상태에서 대회를 치렀고 연습도 제대로 안됐다. 아무래도 자기관리를 소홀히 한 것 같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허정한은 최근 상대적으로 국제대회보다 국내대회서 성적이 제대로 나지 않는 편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에 그는 "한국 선수들은 누구 할 것 없이 고르게 잘 친다. 코로나를 겪은 것도 있지만 외국 대회보다 집중력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면서 "국내서는 다들 잘 알고 친분이 있는 한국 선수들과만 대결하는 데 반해 해외서는 외국선수들과 경쟁해서 좀 더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고 집중도도 높아지는 것 같다. 그런 것은 아주 미묘한 주변 환경의 차이인데 그런 것을 살짝 느낀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허정한은 오는 29일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 월드컵 출전을 위해 출국한다. 또 한 번 세계 무대 결승을 노려 볼 각오다. 허정한은 "대결 상대들이 다 잘치는 선수들이라 다 어렵다"면서도 "베겔 월드컵 때도 조별리그 통과가 힘들었고 4강전에서 맞붙은 타스데미르 타이푼(터키)과도 박빙이었다. 다만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를 상대로는 초반에 점수를 벌어 여유가 있었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허정한이 국내대회 아쉬움을 다시 세계 무대서 만회할 수 있을지, 5년 만에 다시 단상 최고 자리에 설 수 있을 지 샤름 엘 셰이크 월드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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