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0-1로 뒤지던 상황, 콜린 벨(60) 여자대표팀 감독의 한국말이 경기장을 울렸다. 그리고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은 27일 오후 2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임선주의 역전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전 한국 선수들의 몸은 무거워 보였다. '전진패스'와 '적극적인 압박', '전원 공격-전원 수비'를 강조했던 벨 감독이었지만, 오히려 뉴질랜드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했다. 뉴질랜드는 센터백이 중앙선을 넘어올 정도로 라인을 바짝 올렸고 결국 전반 25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경기 내내 벨 감독은 한국말로 "앞으로! 쭉!"이라고 외쳤다. 선수들 역시 "넓게 (공격)해야해!"라고 말하며 공격에서의 변화를 노렸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최유리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곧이어 후반 10분 이민아를 빼고 박예은을 투입했다. 최유리와 박예은은 보다 다이렉트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다. 후반전에도 벨 감독의 외침은 계속됐다.
또한 몸이 풀린 지소연은 3선까지 내려와 팀의 중심을 잡았다. 직접 공을 뺏어낸 뒤 다이렉트 전진패스를 통해 기회를 창출했다.
후반전 들어 한국은 전반전과는 다른 흐름을 보여줬다. 뉴질랜드의 압박에 고전했던 한국은 오히려 상대를 거세게 압박했고 뉴질랜드 진영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은 후반 14분 동점 골을 만들어 냈다. 최유리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했고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추효주를 향해 낮은 크로스 시도했다. 공은 뉴질랜드 수비수의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흘렀다.
곧이어 후반 36분 한국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지소연은 정확한 킥으로 조소현에게 패스했고 조소현이 공을 받아 비어있던 임선주에게 크로스했다. 임선주는 헤더로 비어있는 골망을 흔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벨 감독은 지난 26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적극적으로 한국말을 사용해 질문에 답했다. 훈련 중에도 선수들에게 한국말을 자주 사용하며 유대감을 키운 벨 감독의 명확하고 분명한 '한국말 지시'가 효과를 봤다.
한편 오늘 경기 승리를 챙긴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은 오는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뉴질랜드와의 2차전 경기를 치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