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60) 감독의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은 뉴질랜드와의 1·2차전을 통해 강점과 약점 모두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열리는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전까지 득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은 30일 오후 7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2차전에서 0-2로 패배했다. 전반전을 주도했음에도 끝내 득점에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 패배 속에서 빛났던 부분은 왼쪽 측면 공격이었다.
전반전 승기를 잡은 한국이었지만, 후반전 뒷공간 노출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며 후반 37분과 40분 연달아 실점을 내줬다. 한국은 마지막까지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했지만, 끝내 득점을 만들지 못했고 0-2로 패배했다.

지난 27일 치른 1차전, 한국 선수들의 몸은 무거워 보였다. '전진패스'와 '적극적인 압박', '전원 공격-전원 수비'를 강조했던 벨 감독이었지만, 오히려 뉴질랜드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했다. 뉴질랜드는 센터백이 중앙선을 넘어올 정도로 라인을 바짝 올렸고 결국 전반 25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최유리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몸이 풀린 지소연은 3선으로 내려와 뉴질랜드의 공격을 직접 차단하며 전방으로 공을 뿌렸다.
뉴질랜드의 압박에 고전했던 한국은 오히려 상대를 거세게 압박했고 뉴질랜드 진영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은 후반 14분과 36분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을 통해 "2차전에서는 전후반 모두 오늘 후반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이겠다"라고 다짐했다.
30일 치러진 2차전, 벨 감독의 계획은 완벽하게 구현되는 듯 했다. 3선으로 내려간 지소연은 후방에서 경기를 풀었고 공격 지역에서 공 소유권을 뺏기더라도 강력한 압박으로 이내 공을 되찾아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냈다.

특히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장슬기의 활약이 돋보였다. 장슬기는 시종일관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페널티 박스를 파고들었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했다. 때로는 직접 슈팅으로 공격을 마무리짓기도 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던 추효주와 여민지는 유기적으로 위치를 바꿔가며 측면의 장슬기와 공격을 풀었다. 전반 14분 여민지의 날카로운 다이빙 헤더와 전반 29분 나왔던 지소연의 골대를 강타한 강력한 슈팅 모두 장슬기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벨 감독의 계획대로 고강도 압박을 전반전 내내 구현해냈던 한국은 후반전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체력이 떨어진 것이다. 전반전 일방적인 경기에도 득점이 터지지 않자 후반전 득점을 위해 라인을 위로 올렸고 뒷공간을 노출했다. 뉴질랜드는 공격 자원을 교체했고, 우리의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결국 후반 37분과 40분 실점 모두 뒷공간 노출과 체력 저하로 인한 커버 실패에서 비롯됐다.
결과적으로 1·2차전을 통해 우리의 장점을 찾았다. 지소연의 3선 활용과 왼쪽 측면 오버랩을 통한 공격 작업에서 빛을 봤다. 하지만 동시에 단점도 드러났다. 활발한 압박과 날카로운 측면 공격에도 필요한 건 득점이다. 축구에는 판정승이 없다. 득점이 없다면 벨 감독의 고강도 압박 축구는 반쪽짜리 전술에 불과하다.
벨 감독은 뉴질랜드와의 두 번의 맞대결이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아주 중요한 경기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분명 얻은 게 있다. 여자 아시안컵은 내년 1월 20일부터 2월 6일까지 인도에서 열린다. 아직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