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남자’ 오리온 박진철, “뛰고 싶어서 피가 펄펄 끓습니다” [고양톡톡]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1.12.02 06: 11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오리온 센터 박진철(24, 오리온)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오리온은 8승 7패, 4위로 휴식기를 맞았다. 외국선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대성, 이승현 등 국내선수들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불행한 소식도 있다. 이승현의 쉬는 시간을 책임졌던 센터 이종현이 어깨수술을 받아 당분간 빠진다. 강을준 감독은 후보센터였던 박진철과 이정제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다.
오리온은 28일 고양서 가진 연습경기서 고려대를 100-69로 크게 이겼다. 강을준 감독은 박진철과 이정제에게 번갈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진철은 머피 할로웨이와 짝을 이뤄 오리온 골밑을 사수했다. 중앙대시절 대학최고센터로 군림했던 박진철이 다시 포효할 때가 왔다.

- 최근 몸상태는 어떤가?
▲ 몸은 프로 와서 가장 좋죠. 대학때는 잔부상도 많았고 정상적인 컨디션일 때가 별로 없었어요. 요즘 몸 컨디션 하나만큼은 근래 가장 좋아요.
- 이렇게 몸이 좋은데 그간 출전시간이 적었다. 강을준 감독에게 섭섭했나?
▲ 안에서 막 끓고 있었죠. 뛰고 싶은 욕망이 펄펄 끓었죠. 아직도 끓고 있습니다.
- 대학최고 센터로 기대를 받으며 2020년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오리온에 입단했지만, 이미 최진수와 트레이드로 국가대표출신 센터 이종현이 합류한 뒤였다. 당시 소감은?
▲ 종현이 형과 승현이 형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으려 했죠. 출전시간이 없어 답답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팀이 우선입니다. 제가 뛰어났다면 당연히 뛸 수 있었겠죠. 제가 형들보다 모자라서 못 뛴거니까 스스로에게 아쉬웠죠.
- 오리온에 제프 위디, 라둘리차 등 최장신 정통센터가 있다보니 더 출전기회가 없었는데?
▲ 그렇죠. 연습게임 할 때 둘리와 뛰어보면 피딩이 좋아요. 미들레인지에서 패스를 되게 잘줘요. 저는 사실 받아먹기 한 적도 많았죠. 제가 움직여주면 패스가 엄청 세게 들어옵니다. 타이밍만 맞으면 좋은 찬스가 납니다.
- 현대농구에서 스몰볼이 대세다. 빅맨도 외곽슛을 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 빅맨을 동시에 둘 기용하는 투빅전술도 거의 사라졌다. 수비형센터로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데?
▲ 그동안 농구에 대한 방향성이 없이 막 농구를 했어요. 이번 비시즌부터 농구철학이나 방향성을 잡아나가고 있죠. 항상 드는 생각은 슛 없으면 프로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봐요. 당장 3점슛은 못 던져도 미드레인지 슛부터 만들려고 합니다.
- 이종현의 부상으로 이제 기회가 왔는데?
▲ 우리 팀이 국내선수 롤이 많아요. 대성이 형, 승현이 형 등 득점할 선수는 많죠. 저는 제가 잘하는 것을 해야죠.
- 그렇다면 가장 자신 있는 플레이는?
▲ 안양전에 먼로와 스펠맨을 상대로 제가 잘 버텼습니다. 먼로의 슛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해 점프했는데 발에 걸려서 파울이 됐죠. 바스켓굿을 줬는데 아쉬웠어요. 저는 외국선수도 일대일로 거칠게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수비에서는 최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연습경기서 라둘리차와 일대일도 하나?
▲ 둘리는 일단 저랑 하면 절 잡아먹으려고 해요. 하하. 정말 잘해요. 큰 키에 유연하게 움직입니다. 연습 때는 정말 잘하는데...
- 이원석, 하윤기 등 올해 신인센터들이 잘하고 있는데? 대학교 때 더 잘했던 형인데 질 수 없지 않나?
▲ 형인데 당연히 질 수 없죠. 그 선수들보다 내가 형이라서보다는 상대팀 센터니까. 저도 다른 형들을 잡아먹어야죠. 그 선수들도 저를 이기려고 하겠죠. 대학때는 제가 잘했지만 다 지난 일이죠. 이제 상대로서 최선을 다해야죠.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이대성 형에게 정말 감사하고 싶어요. 저를 이끌고 항상 야간에 개인운동을 함께 해주십니다. 센터로서 가드를 막는 방법 등 다양한 것을 함께 훈련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대성이 형을 봐서라도 이제 정말 잘해야죠.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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