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대부' 이경규도 예비 사위 앞에선 딸 둔 아빠일 뿐이었다. '도시어부3'에서 코미디언 이경규가 축구선수 김영찬과 어색한 장인과 사위의 모습을 보여주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2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3'에서는 김영찬이 게스트로 출연해 제주도 섶섬 긴꼬리벵에돔 낚시를 함께 했다.
이날 이경규는 시작부터 유독 긴장했다. 특히 그는 게스트 소리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며 멋쩍어 했다. 이에 배우 이덕화, 이태곤, 코미디언 이수근과 김준현까지 게스트를 궁금해 했다. 바로 이경규의 예비 사위 김영찬이었다.
축구선수이자 이경규 딸인 배우 이예림의 예비신랑인 김영찬이 장인 이경규의 취미인 낚시를 함께 하기 위해 생애 첫 낚시에 도전하려 '도시어부3'를 찾은 것. 이에 이태곤은 "내일 낚시는 장인이 알려주시면 되겠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영찬은 이경규와 함께 하는 방송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솔직히 부담되는데 아버님만 믿고 나왔다"라고 했다. 이경규는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실제 이경규는 촬영 시작 20분이 지나도록 한번도 김영찬의 눈을 못 봤다. 제작진이 "3초만 눈 마주쳐달라"라고 부탁했을 정도. 처음 보는 이경규의 어색한 모습에 이수근은 "너무 재밌겠다"라며 깐족거렸다. 이경규는 이수근의 깐족에 평소처럼 버럭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화를 참으며 웃음을 자아냈다. 사위 앞에서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기 때문.
가뜩이나 답답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이경규의 상황에 제작진이 기름을 부었다. 김영찬을 이경규와 한 세트로 취급하며 김영찬이 낚시에 실패할 경우에도 이경규에게 뱃지를 반납하라고 한 것이다. 이덕화 또한 이예림과 김영찬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다는 이유로 뱃지 반납에 동참해야 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낚시가 시작되자 이경규에게 뱃지보다는 사위 김영찬이 우선이었다. 이경규는 김영찬을 위해 직접 뜰채까지 들며 도와주려 나섰다. 도움을 받으면 받았지 남의 낚시를 도와주는 모습은 흔치 않았던 이경규의 모습에 멤버들은 물론 제작진도 깜짝 놀랐다.
이경규의 사위 사랑 덕분일까. 김영찬은 생애 첫 낚시에 빠르게 성공했다. 비록 잡어인 가다랑어였으나, 46cm짜리로 비교적 묵직한 고기였다. 이경규는 직접 김영찬이 잡은 가다랑어에서 낚시바늘까지 빼주며 자상한 장인의 면모를 보였다. 이에 이수근은 "선배님 저런 모습 처음 본다"라며 "서운하다. 서운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자상함이 어색함을 사라지게 해주진 않았다. 이경규와 김영찬은 아침 도시락을 먹는 내내 말 한 마디 없이 숨 막힐 듯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낚시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시간을 함께 한 만큼 유대감도 깊어졌다. 이에 긴꼬리벵에돔 낚시에는 실패했으나, 방송 말미 김영찬은 "너무나도 모든 분들이 잘 챙겨주시고 '사위, 사위' 하시고 잘 챙겨주셔서 시골집 온 것처럼 좋았다. 다음에도 제가 아버님이 좋아하실지 모르겠지만 불러주시면 오겠다"라고 했다. 이경규는 '도시어부3' 제작진이 선물하는 낚싯대를 대신 전달하며 한번 더 사위를 챙겨 훈훈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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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