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5연패를 달성한 전북현대는 왜 베스트11에 MVP 홍정호 한 명만 배출하게 됐을까.
‘하나원큐 K리그1 어워즈 2021’이 서울 홍제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됐다. 전북의 리그 5연패로 막을 내린 K리그1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북은 김상식 감독의 감독상, 홍정호의 MVP, 김보경의 최다도움상에 페어플레이상까지 수상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논란거리도 있다. 전북이 우승을 했지만 베스트11에 MVP를 받은 홍정호 한 명만 이름을 올린 것. MVP 수상 후 홍정호는 “어제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우승팀에서 많은 선수가 (베스트11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베스트11은 각팀 감독과 주장의 투표가 각각 30%, 나머지 40%가 언론투표를 통해 합산한 최종점수로 가린다. 감독과 주장의 투표비중이 60%로 높은 편이다. 자기 소속팀 선수에게는 투표할 수 없다. 프로축구연맹은 시상식에서 투표결과를 모두 투명하게 실명 공개했다. 전북에서 왜 베스트11이 적게 나왔는지 분석할 수 있었다.
조현우가 받은 골키퍼 부문은 이견이 없었다. 8명의 감독, 9명의 선수가 조현우를 꼽았다. 언론투표에서도 118표 중 52표가 조현우였다. 송범근은 감독과 선수 투표에서 단 한표 씩만 받는데 그쳤다.
공격수 부문에서 22골의 득점왕 주민규가 감독과 선수표에서 9표씩을 받았다. 언론도 113표를 주민규로 찍었다. 18골로 득점 2위 라스도 감독과 선수에게 18표를 받았다. 전북은 구스타보와 일류첸코가 15골씩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구스타보와 일류첸코는 각각 54개와 50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유효슈팅은 29-35였다. 득점왕 경쟁을 펼친 라스(107-67)의 절반만 시도하며 골을 넣었다. 철저한 출전 시간 분배를 바탕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둘의 활약은 전북을 K리그1 정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투표경쟁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포지션 세부구분 없이 4명씩 선정하게 된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경합도 크게 다르지 않다 . ‘도움왕’ 김보경이 언론투표에서 34표로 임상협(25표)보다 많았다. 하지만 임상협은 7명의 감독과 4명의 주장에게 지지를 얻어 최종 수상자가 됐다.
수비수 부문에서도 이용이 언론투표 50표로 이기제(45표)보다 앞섰다. 하지만 이기제는 5명의 감독과 7명의 주장에게 표를 받았다. 홍정호의 경우 언론투표에서도 472표 중 109표로 독보적이었고, 감독 10명, 주장 10명의 지지를 얻었다.
전북에서 베스트11이 적게 나온 이유가 있을까. 홍정호는 “우리 팀 선수들이 워낙 다 좋아서 빛을 못봤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최고의 선수들이다. 다음 시즌에는 선수들이 많은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홍정호의 말처럼 전북에는 각 포지션마다 A급 선수가 가득하지만, 출전시간을 서로 나누기에 개인기록에서는 타팀 에이스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팀 기록을 살펴보면 전북은 올 시즌 최다득점(71골)-최소실점(37실점)을 기록했다. 70골을 넘은 팀과 40실점 이하 팀은 전북이 유일하다.
전북이 베스트11을 한 명만 배출한 것은 아쉽지만, 그렇게 깊은 선수층이 리그 5연패에 밑거름이 된 셈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홍제동=조은정 기자 ce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