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호철’ 김호철(66) 감독이 무단 이탈, 항명으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진 IBK기업은행을 빠르게 수습할 수 있을까.
IBK기업은행은 8일 김사니 감독대행이 자진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사령탑에 김호철 감독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보내다 귀국한 김 감독은 자가격리를 거쳐 오는 18일 흥국생명전부터 팀을 이끌게 된다.
김호철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세계적인 세터로 활약했고,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다. 이탈리아리그에서 선수로 뛰다 은퇴했고 이탈리아에서 지도자 생활도 했다.

2000년대 초반 국내로 돌아와 현대캐피탈 감독을 맡아 2차례 V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앤캐시(2012-2013), 현대캐피탈(2013-2015) 감독을 지냈다. 남자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200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8년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7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 김 감독은 처음으로 여자팀 감독을 맡게 됐다. 지금까지 남자팀, 남자 국가대표를 이끈 김 감독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그것도 내홍 사태로 겪고 있는 팀을 수습까지 해야 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호통 치는 ‘버럭 호철’로 유명하다. 승부욕이 강하고, 카리스마도 강한 스타일이다. 어느덧 60대 중반이 된 김 감독은 ‘아빠처럼 팀을 이끌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지도 스타일을 바꿀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김호철 감독 같은 캐릭터가 쑥대밭이 된 IBK기업은행을 정상으로 되돌리기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김호철 감독의 스타일은 IBK기업은행 창단 감독으로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정철(61) 전 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이 감독은 훈련량이 많았고, 선수들과 기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호통을 치고 이후에 달래고 적절하게 밀당을 하며 선수단을 끌고 갔다. 김 감독이 이런 지도 스타일의 원조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조송화의 무단 이탈, 김사니 코치의 항명이 공론화되면서 이전 감독 시절의 일까지 불거졌다. 감독이 선수단, 프런트에 휘둘려 왔다는 소문도 있다. 만약 오해라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력한 리더십을 지닌 감독이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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