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계속된다.” 봉준호 감독이 한 시상식에서 남긴 말에 여운이 깊게 남는 요즘이다. OTT, TV 등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통 전략을 다변화하며 국내외 신작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극장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유체이탈자’(감독 윤재근),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태일이’(감독 홍준표) 등의 한국영화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순풍을 기대했지만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이후 국내 상황은 더욱 더 나빠졌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래 처음으로 7천 명을 넘었고, 위중증 환자도 약 857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감염이 늘다 보니 또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제재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감염 확대에 대한 불안이 교차하면서 국내 전반적 상황이 유동적이고 긴급하게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고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OTT 플랫폼을 통해 집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가 늘었지만 ‘킹메이커’도 ‘유체이탈자’ ‘연애 빠진 로맨스’ ‘장르만 로맨스’ 등과 같이 극장의 감동을 고스란히 살리기로 했다.
OTT 공개로 빠르게 전환되는 시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관람하는 행태가 영화관람 본연의 모습이다. 지난 여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속에서 ‘모가디슈’(감독 류승완), ‘싱크홀’(감독 김지훈)이 선방한 것도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이 존재한 덕분이었다.

이달 29일 개봉하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뜻은 같으나 이루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두 남자 김운범(설경구 분)과 서창대(이선균 분)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딜레마. 목적을 위해 그 어떤 수단도 감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설경구와 이선균, 박인환,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 김종수, 윤경호, 배종옥 등의 배우들이 시너지를 내 영화적 재미를 안길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지난해 코로나 발발 이후 역대 최다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올 12월,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흥행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킹메이커’에 관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좋은 영화는 관객들이 먼저 알아보기 마련이다.
자막이 올라가고, 조명이 켜질 때까지 좌석에 앉아 영화의 여운을 느끼던 시절처럼 더 많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로 마음이 충만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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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