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직(전남, 세계랭킹 6위)이 '세계 1위'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6명이 조별리그를 모두 통과했던 한국 선수단은 이충복(시흥시체육회, 108위)과 최완영(전북, 32위)만 16강 무대에 오르게 됐다.
김행직은 10일(한국시간) 새벽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의 파크 리젠시 샤름 엘 셰이크 리조트에서 끝난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 세계선수권' 셋째날 32강전(50점제, 후구 없음)에서 '인간줄자'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1위)에게 40-50(28이닝)으로 패했다.
이로써 김행직은 16강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김행직은 지난 2016년 보르도 대회(프랑스)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4회 연속 세계선수권 32강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사진]김행직 /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12/10/202112100256779407_61b247347711b.jpeg)
김행직을 이긴 야스퍼스는 다케시마 오(일본)를 50-24(36이닝)로 이긴 사메 시돔(이집트, 9위)과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김행직과 야스퍼스는 19이닝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김행직이 8이닝에 4점을 쳐 14-10으로 달아나자 9이닝에 야스퍼스가 7점을 몰아쳐 17-1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야스퍼스가 리드했지만 김행직이 14이닝에 5점을 25-25로 동점이 됐다.
17이닝까지 26-26이던 경기는 18이닝부터 4점을 치며 30-26으로 앞선 야스퍼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야스퍼스는 20이닝에 7점을 기록해 38-30으로 점수차를 벌렸고 23이닝 41-30, 24이닝 43-33, 25이닝 44-34로 치고 나갔다.
후공을 잡은 야스퍼스는 26이닝에 김행직이 6점을 쳐 45-40으로 추격하자 27이닝에 3점, 28이닝에 남은 2점을 채워 경기를 끝냈다.
'사상 첫 전국대회 3연승'으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물이 올라 있다고 평가 받던 서창훈(시흥시체육회, 35위)은 '프랑스 최강' 제레미 뷰리(13위)에 37-50(35이닝)으로 져 16강 진출 기회를 놓쳤다. 첫 세계선수권에 대한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사진]서창훈 /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12/10/202112100256779407_61b24734ad79e.jpeg)
후공을 잡은 서창훈은 3이닝까지 5-4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4이닝에 7-5로 역전을 내준 서창훈은 5이닝에 10점을 허용, 17-6까지 밀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이후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던 서창훈은 막판 몸이 풀리면서 30이닝에 10점을 쳐 47-36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이충복과 최완영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충복은 하이런 14점을 앞세워 최성원(부산시체육회, 15위)을 50-36으로 눌렀고 가장 먼저 32강행을 확정했던 최완영은 루도 쿨스(네덜란드, 77위)를 40이닝 만에 50-32로 꺾었다.
이제 이충복은 16강에서 마우리시오 구티에레스(콜롬비아, 73위)를 상대한다. 구티에레스는 허정한(경남, 11위)을 47이닝 만에 50-46으로 꺾은 복병이다. 구티에레스는 조별리그에서 세미 사이그너(터키, 5위)를 이기기도 해 이번 대회 최고 복병으로 꼽히고 있다.
최완영은 스페인 톱 랭커 루벤 레가즈피(49위)를 상대한다. 조별리그에서 토브욘 블롬달(스웨덴, 공동 3위)과 비긴 레가즈피는 32강에서 미카엘 닐손(스웨덴, 38위)을 꺾고 16강 무대를 밟았다.
세계선수권은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월드컵과 다르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팀으로 나서는 국가대항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3위 이상 입상자에게는 연금포인트가 주어진다. 세계랭킹을 좌우하는 UMB 랭킹포인트도 가장 높다. 월드컵 우승자가 80점인 데 반해 세계선수권 우승자는 120점, 준우승자는 81점을 갖게 된다. 3쿠션 당구 최고 대회인 셈이다. 우승상금은 2만 유로(약 2600만 원), 준우승자에게는 1만 2000유로(약 1600만 원), 3위 2명에게는 각각 7000유로(약 900만 원)가 수여된다.
세계 선수권은 2019년 덴마크 라네르스에서 개최된 이후 2020년 터키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이번 대회도 당초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결국 연기되면서 샤름 엘 셰이크 월드컵 개최 장소와 같은 파크 리젠시 샤름 엘 셰이크 리조트로 최종 결정됐다.
한국은 2014년 서울 대회서 최성원이 우승한 이후 7년 만에 대회 정상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파이브앤식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경기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