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브욘 블롬달(스웨덴)과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이상 세계랭킹 공동 3위)가 나란히 16강 진출이 좌절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디펜딩 챔피언 블롬달은 10일(한국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의 파크 리젠시 샤름 엘 셰이크 리조트에서 끝난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 세계선수권' 셋째날 32강전(50점제, 후구 없음)에서 에디 멕스(벨기에, 7위)에게 20이닝 만에 32-50으로 패했다.
이로써 2019년 라네르스 대회(덴마크)서 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블롬달은 16강 고지를 밟지도 못한 채 짐을 싸게 됐다. '당구황제' 블롬달은 통산 14번이나 세계선수권 결승 무대에 올랐으며 6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블롬달이 16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지난 2013년 안드워프 대회(벨기에) 이후 처음이다.
![[사진]토브욘 블롬달(왼쪽)과 다니엘 산체스 /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12/10/202112100517774728_61b266b8948f3.jpeg)
상대 멕스 역시 두 차례 세계선수권 우승 트로피가 있는 만큼 블롬달의 패배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블롬달은 이날 멕스를 상대로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무너져 충격을 안겼다.
멕스가 선공에 5점을 치자 8점을 몰아쳐 기선 제압에 나선 블롬달이었다. 하지만 3이닝에 10-9로 리드를 내준 블롬달은 7이닝에 14-1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18이닝부터 4, 4, 3, 1, 1점을 잇따라 쌓은 멕스에게 27-15로 끌려갔다.
결국 블롬달은 14이닝에 35-15로 밀리면서 사실상 승기를 내줬다. 18이닝에 9점을 따라 붙어 44-31까지 만들었지만 멕스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멕스는 19이닝 4점, 20이닝 2점을 보태 승부를 가져갔다.
딕 야스퍼스, 블롬달과 함께 '4대천왕'이라 불리는 산체스 역시 탈락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산체스는 마틴 혼(독일, 12위)과 접전을 펼친 끝에 역전패 했다. 19이닝까지 33-33으로 혼과 맞서던 산체스는 20이닝부터 2, 1, 3점을 쳐 39-36으로 앞섰다. 이후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은 채 28이닝까지 47-39로 앞서 승기를 잡은 듯했다.
하지만 산체스는 연속 공타를 쳐 혼의 추격에 불을 당겼다. 혼은 큐와 혼연일체가 된 듯 29이닝 3점, 30이닝 3점, 31이닝 5점을 잇따라 추가해 경기를 끝냈다. 산체스는 베겔 월드컵과 로잔 빌리어드 마스터스(LBM)를 잇따라 석권하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 샤름 엘 셰이크 월드컵 32강 탈락에 이어 세계선수권에서도 16강을 밟는 데 실패했다.
이번 대회 첫 이변은 세미 사이그너(터키, 5위)의 탈락이었다. 사이그너는 조별리그에서 2패를 기록하면서 32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허정한(경남, 11위)과 최성원(부산시체육회, 15위)은 각각 마우리시오 구티에레스(콜롬비아, 73위)와 이충복(시흥시체육회, 108위)에게 져 32강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세계선수권은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월드컵과 다르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팀으로 나서는 국가대항전이다. 때문에 3위 이상 입상자에게는 연금포인트가 주어진다. 세계랭킹을 좌우하는 UMB 랭킹포인트도 가장 높다. 월드컵 우승자가 80점인 데 반해 세계선수권 우승자는 120점, 준우승자는 81점을 갖게 된다. 3쿠션 당구 최고 대회인 셈이다. 우승상금은 2만 유로(약 2600만 원), 준우승자에게는 1만 2000유로(약 1600만 원), 3위 2명에게는 각각 7000유로(약 900만 원)가 수여된다.
세계 선수권은 2019년 덴마크 라네르스에서 개최된 이후 2020년 터키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이번 대회도 당초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결국 연기되면서 샤름 엘 셰이크 월드컵 개최 장소와 같은 파크 리젠시 샤름 엘 셰이크 리조트로 최종 결정됐다.
한국은 2014년 서울 대회서 최성원이 우승한 이후 7년 만에 대회 정상을 노리고 있다. 이충복과 최완영(전북, 32위)이 16강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는 파이브앤식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경기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