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의 엘리트 축구선수들이 '독립구단'으로 모이는 이유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1.12.10 12: 23

프로축구선수로서 정답은 K리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19 이후 K리그에 신인 선수로 입단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K리그의 신인 계약 선수는 2019년 150명 수준에서, 이번 시즌 96명으로 약 30%가 넘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재정난을 겪은 구단들의 지갑이 얇아진 까닭이다.  
신인 선수의 선발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K리그는 2019년부터 기존의 U23세 규정(선수 엔트리에 23세 이하 선수를 의무적으로 등록하는 제도)을 U22세로 낮추며 젊은 선수들의 경기 출전 경험 확보를 제도화했고, 준프로계약 제도(프로구단 유소년 팀 선수 중 고등학교 2, 3학년 대상으로 체결 가능한 계약 제도)를 정착시키면서 젋은 선수들의 기용을 장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실제로 프로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대응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시스템 내에서 프로 도전을 꿈꿨다면, 최근에는 대학 진학과 관계없이 조금이라도 어린 나이에 프로로 바로 도전하고자 하는 선수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례로 전국에 독립구단이 늘어나고 있고, 선수들이 입단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독립구단을 이끌고 있는 축구 관계자를 만나 최근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독립구단 FC아브닐을 이끌고 있는 최성환 감독은 “우리 팀은 프로를 목표로 도전하는 선수들이 모여 있는 팀이다. 특정 리그나 대회에 참가하지 않지만 매주 K1~K4의 팀들과 연습경기를 진행한다. 우리 팀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입단한 선수, 대학 진학 후에도 빠른 도전을 원해 팀을 나온 선수, 코로나 때문에 해외 리그가 중단되어 훈련할 팀을 찾는 선수 등 대부분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 선수들은 연습 경기를 통해 경기를 보러 온 상대 지도자나 스카우터들에게 본인의 존재를 드러내서 입단 기회를 받고자 노력한다”며 최근 변화된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이러한 선수들은 K리그1, 2 도전 뿐 아니라 K3, K4 팀과 연습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입단 기회를 얻기도 한다. 2019년 3부리그 격이었던 내셔널리그가 해체됨과 동시에 K3, K4 승강시스템을 갖춘 디비전이 빠르게 정착하면서, K1, K2에 바로 입단하지 못한 선수들은 세미프로 격인 K3와 K4 리그에서 활약하며 상급 리그의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이번 시즌 K3 부산교통공사에서 포항스틸러스로 이적 후 주전을 꿰차고, 입단 4개월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었던 박승욱의 스토리는 프로와 세미프로 간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다.
FC아브닐의 황찬희 선수는 독립구단 입단 이유에 대해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프로팀과 경기를 하며 나의 존재를 상대팀에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훈련도 체계적이고 위치도 수도권(고양)이기 때문에 합숙을 하지 않더라도 출퇴근 개념으로 훈련에 참가할 수 있다. 팀에 납부하는 비용도 대학팀과 견주어도 합리적인 수준이다. 팀 훈련과 연습경기 외에는 시간이 자유롭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부족한 개인 운동 또는 피지컬 등의 보강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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