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차로 나갔는데 왜 무단이탈?” 조송화 vs “이탈 맞는데 무단은…” IBK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2.11 14: 15

한 여자배구선수의 단순 일탈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쟁점인 무단이탈과 관련해 선수와 구단의 진술이 엇갈리며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0일 서울 상암동 연맹 사무실에서 조송화(28·IBK기업은행)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3시간이 넘는 회의 끝 결론은 ‘결정 보류’였다. 선수의무이행과 관련해 조송화 측과 기업은행 구단 간의 소명 내용이 첨예하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은 “이해 관계자, 기업은행 구단 당사자들이 참석해 충분히 소명을 했고, 상벌위원들이 심도 있게 논의를 했다"면서 "선수 의무 이행 부분에서 당사자 간의 소명 내용이 상당히 엇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본 위원회에서 사실관계 파악 한계가 존재해 징계관련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결과를 발표했다.

조송화 / KOVO 제공

기업은행의 주장이자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는 지난달 12일 KGC인삼공사전 이후 팀을 떠나며 내홍사태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구단의 설득으로 팀에 돌아왔지만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다시 짐을 꾸리고 나가며 논란을 키웠다. 서남원 전 감독과 윤재섭 단장 경질, 김사니 코치의 감독대행 부임 및 사퇴, 기업은행 구단의 비상식적인 일 처리 등 모든 혼란의 발단이 바로 조송화였다.
조송화 측은 상벌위원회에 참석해 두 차례의 일탈이 무단이 아닌 구단 동의 하에 이뤄졌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근거는 지난달 18일 구단 관계자가 진행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였다.
조송화 / KOVO 제공
법무법인 YK 조인선 변호사는 “구단 관계자가 11월 18일 무단이탈이 아니고 단지 선수가 몸이 아픈 상황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현재 언론에서 회자되고 있는 무단이탈은 구단 스스로도 애초에 인정하지 않은 내용”이라며 “팀을 나간 적이 없다. 11월 16일 경기에 참여했고, 대기 후 구단에서 제공한 차량을 통해 이동했으며, 종례까치 참석해 감독님께 인사를 하고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기업은행의 입장이었다. “조송화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고, 상벌위원회에서도 조송화 이탈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취재진 앞에서는 “이탈은 맞지만 무단이라는 부분은 사실 파악과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두 차례의 무단이탈을 이유로 조송화를 임의해지 시키려고 했던 구단의 의견이 아니었다.
양 측의 엇갈린 진술에 결국 중재자도 판단을 보류한 상황. 이제 공은 조송화와 기업은행 구단 쪽으로 넘어갔다.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수사권이 없는 연맹은 결국 사법기관의 판단이 나와야 상벌위를 재소집할 수 있다. 신 총장도 이날 “구단에서 규명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결국 무단이탈을 비롯해 잔여 연봉 지급, 현역 생활 연장 등 각종 쟁점이 법정에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태의 장기화 조짐이 감지된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