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 홍정운(27, 대구)의 퇴장이 FA컵 우승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전남 드래곤즈는 11일 오후 12시 30분 대구DGB파크에서 개최된 ‘202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구FC를 4-3으로 이겼다. 1차전서 0-1로 패한 전남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을 확정지었다. 전남은 1997년, 2006년, 2007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FA컵 우승컵을 차지했다.
FA컵 역사상 2부리그 팀의 우승은 전남이 처음이다. 전남은 2부리그 팀으로는 최초로 ACL 진출권까지 따냈다. K리그1 4위 제주의 ACL 진출은 좌절됐다.

경기에서 결정적 변수가 있었다. 대구는 0-0으로 맞선 전반 22분 코너킥 찬스를 얻었다. 코너킥 경합과정에서 홍정운이 황기욱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주심이 비디오판독을 선언한 뒤 홍정운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이후 대구는 10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홍정운 퇴장 후 수비가 급격히 무너진 대구는 네 골을 실점하며 3-4로 졌다. 대구는 10명이 싸웠음에도 세 골을 따라가는 저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후반 38분 3-3 상황에서 정희재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무너졌다.
경기 후 대구 이병근 감독은 "그 자리에서 해줄 수 있는 선수는 (홍)정운이 밖에 없다. 그 선수가 빠지면서 다른 선수들도 지장을 받았다. 조직력이 무너졌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든 것이 많이 떨어졌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홍정운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엄청난 나비효과가 돼 돌아온 셈이다. 홍정운은 팔꿈치를 써서 고의로 황기욱을 가격했기에 퇴장을 줘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우승 목전에서 뼈아픈 실수를 범한 홍정운은 커리어에 치명적 오점을 남기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