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싸운 대구FC의 뜨거운 눈물, 홈팬들이 위로했다 [오!쎈 대구]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1.12.12 06: 05

‘대팍’에서 첫 우승달성에 실패한 대구FC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대구FC는 11일 오후 12시 30분 대구DGB파크(이하 대팍)에서 개최된 ‘2021년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전남 드래곤즈에게 3-4로 졌다. 1차전을 1-0으로 이긴 대구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전반전 수비수 홍정운이 퇴장당하는 돌발악재가 겹친 대구는 끝까지 10명이 싸우며 3-3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38분 정재희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에드가의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비디오판독 후 취소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경기 후 대구 선수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홈구장 ‘대팍’에서 첫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꿈이 무위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대구가 마지막 골만 먹지 않고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달성하는 상황이라 아쉬움이 더 컸다.
최선을 다한 것을 알기에 대구 홈팬들은 열렬한 박수로 선수단을 위로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무려 7골이 터진 명승부였다. 단지 대구보다 전남이 더 운이 있었다.
이날 대팍에는 9,016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백신접종 완료자만 입장이 가능했다.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엄청난 축구열기에 휩싸인 대구에서 한파까지 잊을 정도였다.
2003년 창단한 대구는 2018년까지 대구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활용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깃든 유서 깊은 구장이다. 하지만 대구월드컵경기장은 대구시내와 먼 외곽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떨어졌다. 종합경기장으로 짓다 보니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도 너무 멀어 생생한 관전이 불가능했다. 자연스럽게 대구 시민들의 관심이 축구와 멀어졌다.
대구FC는 결단을 내렸다.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가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에게 건의해 대구시민운동장 자리에 축구전용구장 건설을 추진했다. 그 결과 리모델링을 통해 DGB대구은행파크(이하 대팍)가 2019년 대구FC의 새 보금자리가 됐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1만 2419석을 보유한 대팍은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국내경기장 중 가장 가깝다. 선수들이 외치는 소리가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정도다. 팬들이 마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좋은 경기장이 생기면서 대구의 경기력도 좋아졌다. 대구는 2019년 첫 상위스플릿에 올랐고 올해 K리그1 3위로 전북과 울산을 위협했다. 대구는 고비 때마다 울산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대구는 자력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획득했다.
비록 올해 대구는 FA컵 우승에 실패했지만 성적과 흥행에 ACL 진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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