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걸고 승격" 마사의 '히트 멘트'는 결국 독이 됐다[오!쎈강릉]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1.12.13 05: 02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
마사(대전하나시티즌)의 ‘히트 멘트’가 결국 독이 됐다. 강원FC 선수들을 독기 품게 만들어 ‘2차전 대역전극’을 쓰게 했다.
강원은 12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대전하나시티즌(이하 대전)과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치러 4-1 승리를 거뒀다.

전반 대전 팬들이 열띤 플랜카드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1.12.12 /rumi@osen.co.kr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던 강원은 1,2차전 합산 스코어 4-2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반면 대전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1부리그 승격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기적을 쓴 강원이다. 앞서 2013년부터 치러진 총 7번의 K리그 승강 PO(지난해 제외)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항상 잔류 및 승격을 했다. 역사대로라면 강원이 강등되고 대전이 승강되는 기쁨을 누리는 그림이 나와야 했다. 하지만 새역사가 나왔다. 강원은 1차전 패배를 2차전에서 만회해 승강 PO 최종 승자가 됐다.
8일 오후 대전 한밭 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 2021' 대전하나시티즌과 강원FC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다.후반 대전 이현식(17번)이 선제골을 넣은 뒤 마사와 기뻐하고 있다. 2021.12.08 /cej@osen.co.kr
무엇이 강원의 초인적인 힘을 이끌어 냈을까. 대전의 강한 승격 의지가 강원을 똘똘 뭉치게 했다. 대전의 ‘아이콘’ 마사의 멘트가 그중 하나다.
마사는 지난 10월 10일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와의 홈 게임에서 미드필더로서 이례적인 해트트릭을 기록해 팀의 4-1 승리를 이끈 뒤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라며 승격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대전은 마법처럼 승승장구하며 승격 PO에 진출했다. 
대전의 승격 가능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마사의 멘트는 더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승강 PO가 치러지는 경기장에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라는 걸개가 1,2차전 내내 걸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를 보고 있는 강원의 심기는 몹시 불편했다.
여기에 마사가 1차전에서 승리한 후 “2차전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겠다”는 말까지 강원 선수단 및 최용수 감독 귀에 들어갔다. 대전을 바라보는 강원의 분위기는 더욱 싸늘해질 수밖에 없었다.
강원은 현명하게 대응했다. 경기력으로 복수했다. 2차전에서 4골을 퍼부으며 대전의 승격을 막아세웠다. 
전반 강원 한국영이 슛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2021.12.12 /rumi@osen.co.kr
이날 강원의 3번째 골은 책임진 한국영은 경기 후 마사가 해온 멘트에 대해 “나도 2014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을 앞두고 '축구 인생을 걸겠다'고 말했는데, 그때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마사의 멘트에) 사실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다만 운동장에서 결과로 보여주면 모든 것들이 잠잠해지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사의 공개적인 다짐이 승격의 장애물이 돼버렸다. 강원은 ‘골 폭죽’을 터트리며 대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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