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 이사부 통신원] 전 미국 체조 국가대표 팀 닥터인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에 희생된 수백 명의 피해자들이 미국체조협회, 그리고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로부터 총 3억8000만 달러(약 4500억원)의 보상금을 받는 데 합의했다.
AP 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연방 파산 법원이 미국체조협회,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와 500명이 넘는 피해자들 사이의 합의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성추행 스캔들로 피해자만 3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된 희대의 성폭력 사건은 일단락됐다. 10년 넘게 치료를 핑계로 어린 선수들과 여자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러온 나사르는 이미 지난 2018년 최장 징역 175년 형을 선고받아 살아 있는 동안에는 절대로 감옥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
![[사진] 미국 상원에서 나사르 스캔들과 관련된 증언을 하기 위해 지난 9월 16일(한국시간) 워싱턴DC의 캐피털 힐에 모인 시몬 베일리(왼쪽에서 두 번째) 등 미국 체조 대표팀 선수들.ⓒ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12/14/202112140918773676_61b7fd72d8e42.jpg)
이날 합의한 피해자 중 300여 명은 나사르로부터 직접 당한 피해자들이고 나머지는 미국 체조협회와 관련된 다른 개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이다.
100여 명의 나사르 희생자로부터 법적 위임을 받은 존 맨리 변호사는 "역사적인 합의로 래리 나사르 스캔들의 한 챕터가 끝났다. 피해자들은 이 괴물과 그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기관(미시건 스테이트 대학, 미국체조협회,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올림픽 위원회)들로부터 그동안 당한 고통과 피해의 보상으로 총 8억8000만 달러를 받게 됐다"면서 "우리는 피해자들의 용기와 끈기라는 단순한 이유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 용감한 여성들은 끊이지 않는 언론 인터뷰로 인해 공개적으로 다시 고통을 받았지만 더 이상 아이들이 그들의 꿈을 추구하면서 육체적, 감정적, 또는 성적 학대를 받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사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공개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는 지난 9월 미국 상원에서 "내가 성폭행을 당하고 또 지속적으로 그것이 계속된 것은 의회가 나 같은 선수들을 감독하고 보호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 직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일스는 "이 끔찍한 학대의 상처는 우리 모두에게 계속해서 남아 있을 것"이라며 "이 남자가 저지른 학대의 충격은 절대 끝나거나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상원은 나사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국 FBI(연방수사국)가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미국 법무부의 조사결과가 나오자 바일스 등 미국 체조 대표 선수들을 초청해 나사르 스캔들과 관련된 증언을 들었었다.
한편, 나사르 스캔들이 법정으로 간 지난 2018년 파산 신청을 해 비난을 받았던 미국체조협회는 이날 앞으로 파산 과정을 철회하고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