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조송화(27)가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번 사과로 그간 벌려놓은 일이 쉽사리 수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송화의 대리인 법무법인 YK 조인선 변호사는 1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을 떠나 그동안 선수를 믿고 응원해주신 배구 팬들과 동료 및 관계자들에게 깊은 심려를 끼쳤다는 점,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대리인은 이어 “조송화는 지난 13일 언론을 통해 선수에 대한 계약해지 사실을 접했다”며 “조송화는 구단의 계약 상대방임에도 현재까지 구단으로부터 위 계약해지의 구체적 사항과 관련한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따졌다.

물론 계약해지는 구단과 조송화가 합의되지 않은 사안이다. 임의해지에 동의했다가 말을 번복한 조송화가 구단의 계약해지 방침에 합의해 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대리인은 “조송화는 계약 해지 등 현 상황과 관련해 법적 절차에 앞서 구단과 원만한 소통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단 측도 할 말이 있다. 정민욱 IBK기업은행 사무국장은 “대리인이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다는데, ‘협의해보자’ 문자 한 통 뿐이었다. 소통하고 싶다고 ‘내용을 좀 달라’고 했다. 협의를 하자는데, 어떤 내용인지 알아야 진행을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아직 답이 없다. 그래서 아직 구단 측에서 어떤 결정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조송화 측이 별다른 내용 없이 달랑 ‘협의하자’는 뜻만 전달했다는 것이. 구단 처지에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귀책사유가 조송화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 조송화 측은 다른 생각이다. 그래서 법정 다툼까지 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조송화 측은 “추후 조송화와 구단이 원만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계약 관계에 대해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응하게 될 경우, 조송화는 성실히 법적 대응에 임할 것이다. 법적 대응 과정에서는 적절한 시기와 방법으로 그간 조송화가 구단에 대한 신뢰 관계를 지키기 위해 미룬 언론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고 진상을 규명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조송화 측의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보도자료를 내기 전에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정했으면 정 국장 또는 누구든 구단 측에 달랑 문자 한 통으로 그칠 일이 아니었다.
조송화는 서남원 전 감독이 있을 때는 떠날 것처럼 자세를 취하다가, 서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코트 복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사태가 커졌다. 조송화 측은 지난 10일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서 사과 없이 복귀 뜻만 전했다.
기업은행이 ‘계약해지’ 결정을 내리고, 다른 팀 반응도 여론도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자 뒤늦은 사과를 했다. 그리고 구단에 소통하고 싶다고 했다. 구단이 일방적이라고 하지만, 어찌보면 조송화가 일방통행 중이다.
일단 정 국장은 “저쪽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어떤 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들어보려고 한다. 하지만 구단은 조송화가 무단 이탈을 했고, 귀책사유도 조송화에게 있다고 판단해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다”고 단호한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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